비트코인 가격이 개당 2만달러 밑으로 또 떨어졌다. 저가매수 유입 효과로 2만달러 선을 회복한지 단 하루만에 다시 1만달러 대로 주저앉았다. ‘파월 쇼크’라는 악재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분위기다.
31일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 기준 비트코인은 개당 1만990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24시간 전보다 1.4% 떨어진 수치다. 1주일 전과 비교하면 낙폭이 6.9%에 달한다. 이더리움(+0.4%)과 테더(0%), USD코인(+0.2%), 바이낸스 코인(-0.3%) 등 다른 시가총액 상위 코인들은 보합세로 보였다.
비트코인은 전날 한때 2% 넘게 반등하기도 했다. 비트코인 가격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만큼 저가매수의 적기라고 판단한 기관 매수세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전날 개당 2만달러를 넘어섰으나, 이날 다시 주저앉았다.
먼저 미국발(發) 긴축 공포가 이어지고 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의 매파적 발언 이후 뉴욕 증시가 사흘째 하락하고 있다. 나스닥 지수가 전거래일 보다 1.12% 떨어지며 1만2000선이 깨진 것이 대표적이다.
미국뿐 아니라 유럽에서도 인플레이션 위기가 드리우고 있다. 독일의 8월 물가상승률이 50년 만의 최고치인 7.9%를 기록했다. 지난달 50bp(1bp=0.01%포인트)의 기준금리를 올린 유럽 중앙은행(ECB)이 내달 기준금리를 재차 올릴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코인 투자자들은 이렇게 시장 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비트코인 ‘최악의 달’이라 불리는 9월을 맞게 됐다. 비트코인 가격은 최근 5년간 매년 9월 들어 평균 6% 가까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비트코인의 낙폭이 생각보다 크지 않아 하락장에서 선방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비트코인의 하락 정도는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100지수와 비슷한 정도”라며 “과거 비트코인은 스트레스 상황 속에서 전통적 자산보다 약세가 훨씬 더 컸다”고 보도했다.
한편 비트코인의 채굴 난이도는 더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코인데스크는 “북미의 채굴자들이 추운 계절을 앞두고 생산을 늘리기 시작하면서 수요일 비트코인의 채굴 난이도는 약 9%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중국에서 채굴이 금지된 이후 광부들이 온라인에 다시 들어오기 시작한 작년 8월 이후 최대 상승폭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