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 전 동양대 교수의 형집행정지 신청이 불허된 것과 관련해 "가혹하리만치 형집행정지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고 최고위원은 31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현재 정 전 교수는 허리디스크 파열과 협착, 하지마비까지 생겨서 수술과 보존 치료를 서둘러야 한다는 것이 전문의의 소견"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고 최고위원은 "당뇨를 이유로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형집행정지가 이뤄졌다"며 "정치적 허물을 벗기고 존엄한 사람으로 봐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
정 전 교수는 자녀 입시 비리와 사모펀드 관련 자본시장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징역 4년을 확정받고 수감 중이다. 정 전 교수 측은 지난 1일 "디스크 파열 및 협착, 하지마비에 대한 신속한 수술과 치료 등이 필요하다"며 서울중앙지검에 형집행정지를 신청한 바 있다.
형사소송법에 따르면 형 집행으로 현저히 건강을 해칠 염려가 있을 때, 70세 이상 고령이거나 임신 6개월 이상일 때, 노령의 직계 존속이나 유년의 직계 비속을 보호할 사람이 없을 때 징역형의 집행을 정지할 수 있게 돼 있다. 정 전 교수는 이 중 건강 관련 형집행정지를 신청했고, 서울중앙지검은 심의를 거쳐 이를 불허했다.
한편 고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2009년 파업으로 경찰로부터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당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이 사안은 2018년 경찰청 인권침해 사건 진상조사위원회에서 경찰의 파업 진압은 위법한 공권력 행사라고 판단한 바 있고 경찰청의 공식 사과와 소송 철회를 권고한 바 있다"며 "경찰청장의 직접적인 사과는 이뤄졌지만, 소 취하는 여전히 이뤄지지 않고 있다. 조속한 결단을 요청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고 최고위원은 "지금은 당헌 개정이나 장관 탄핵과 같은 문제를 논할 때가 아니라 거대 권력의 횡포에 숨죽이는 약자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 때"라며 "어마어마한 금액의 손해배상으로 인해 노동 3권조차 보장받고 있지 못하는 이 현실에 민주당은 눈을 돌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