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에콰도르의 유력 매체가 한국·에콰도르 수교 60주년을 맞아 한국의 경제성장을 조명하는 칼럼을 게재하며 "전쟁 때 우리가 쌀까지 보내줬던 나라인데, 지금은 권위 있는 국가 중 하나로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국의 성장 배경에는 교육열이 있었다고 진단하면서 한국처럼 교육 문제 해결을 통해 빈곤을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30일(현지시간) 올해로 창간 101년을 맞은 에콰도르 일간지 '엘우니베르소'는 이날 칼럼니스트 리처드 살라자르 메디나(인류학 박사)가 쓴 '한국과 에콰도르의 60년'이라는 제목의 칼럼을 실었다.
메디나 박사는 칼럼에서 "1962년 수교할 당시 두 나라의 출발선은 비슷했다"며 "그러나 현재의 모습에는 큰 차이가 있다"고 운을 뗐다.
그는 1960년 초반에만 해도 한국은 중남미 모든 국가보다 못한 세계 최빈국 중 한 곳이었으나 현재는 세계적인 기업들을 배출했다고 거론했다. 이어 그는 일제 강점기와 6·25 전쟁을 거치면서 한국은 불안정한 농업에 의존해야만 했다면서, 당시 한국의 앞날은 암울했고 높은 문맹률이 국가 발전에 걸림돌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메디나 박사는 두 나라의 '우정'은 꽤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고 전했다. 1950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이었던 에콰도르는 6·25 전쟁 때 북한의 남침에 반대하는 결의안에 찬성했다. 당시 큰 지진을 겪은 지 얼마 지나지 않았으나, 우리나라에 500t의 쌀을 쾌척했다.
페루와의 전쟁으로 분단의 아픔을 겪은 역사까지 비슷하다는 점도 언급했다. 메디나 박사는 "우리는 (페루와) 평화 협정을 했지만, 한국은 여전히 휴전 상태"라며 "그런데도 한국은 현재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권위 있는 국가 그룹의 일부로 자리매김했다"고 추켜세웠다.
그러면서 한국의 성장 동력으로 '교육열'을 꼽았다. 에콰도르가 저성장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원인을 교육 문제에서 찾아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에콰도르는 본래 석유라는 풍부한 천연자원을 통해 부국으로 거듭나고자 했다. 석유는 에콰도르 전체 수출의 40%가량과 정부 세수입의 약 3분의 1을 차지한다. 원유 매장량은 남미에서 베네수엘라, 브라질에 이은 3위로 약 80억 배럴에 달한다.
메디나 박사는 "빈곤은 여전히 우리나라 인구의 비참한 현실을 대변하는 단어"라며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무엇보다 교육을 열심히 했던 한국에서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