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수상한 자금 흐름에 대해 수사 중인 쌍방울그룹을 또 한 번 압수수색했다. 경영진 횡령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한 수사에 더욱 속도를 내는 분위기다.
수원지방검찰청 형사6부(부장검사 김영남)와 공공수사부(부장검사 정원두)로 꾸려진 통합수사팀은 26일 본사와 계열사 등 쌍방울그룹 사무실 10여 곳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수원지검의 쌍방울그룹 압수수색은 지난 6월 23일과 7월 7일, 이달 2일에 이어 이번이 네 번째다.
수원지검은 올초 금융정보분석원(FIU)으로부터 쌍방울그룹의 수상한 자금 흐름과 관련한 자료를 건네받고 이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갔다. 검찰은 최근 5년간 쌍방울그룹 계열사들끼리 자주 자금을 교환하고 일부 금액은 불투명하게 빠져나간 정황을 파악했다. 쌍방울그룹 경영진은 이 같은 거래 과정에서 회삿돈 수백억원을 횡령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검찰은 해외에 체류 중인 쌍방울그룹 전·현직 회장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국제형사경찰기구(ICPO·인터폴)에 적색수배를 요청해놓은 상태다. 인터폴이 이들의 신병을 확보하면 국내 송환 절차가 이뤄진다. 검찰은 외교부에 이들 전·현직 회장에 대한 여권 무효화도 신청했다.
검찰은 쌍방울그룹과 이 의원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 연관성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수사를 벌이고 있다. 변호사비 대납 의혹은 이 의원이 경기지사 시절인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이태형 변호사 등에게 쌍방울이 발행한 전환사채(CB)로 수임료를 대신 냈다는 내용이다. 통합수사팀은 지난 25일 쌍방울그룹과 여러 차례 CB 거래를 해온 것으로 알려진 KH그룹 본사도 압수수색했다.
최근엔 이번 사건과 관련해 횡령 및 배임 혐의로 입건돼 조사받던 쌍방울그룹 관계사 대표 A씨가 마약 구매 및 투약 혐의로 경찰에 구속되면서 이목을 끌기도 했다. A씨는 쌍방울그룹 전 회장의 측근으로 10년 이상 쌍방울 임원으로 재직했다. 쌍방울이 발행한 CB 매매에도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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