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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쵸·룰·리' 성불 바라는 젠지, 상대는 "또 너냐, T1" [이주현의 로그인 e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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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LCK(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 서머 결승전이 오는 28일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다. 지난 2018년 부산에서 열린 LCK 스프링 결승전 이후 4년 만에 비수도권 지역에서 진행된다. 주인공은 T1과 젠지 e스포츠다. 올해 스프링 결승전에 이어 두 팀이 또 맞붙는 ‘리턴 매치’가 성사됐다. 당시에는 T1이 세트 기준 3 대 1로 승리를 거뒀다.

기세는 젠지가 앞선다. 이번 서머 시즌 정규리그를 17승 1패로 평정했다. 1라운드에서 패배했던 T1에도 복수에 성공하며 2라운드 전승을 달성하기도 했다.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선 리브 샌드박스를 3 대 1로 제압하며 체급을 과시했다.

젠지 선수들 개개인의 폼도 물이 올랐다. 올 LCK 퍼스트 팀에 피넛(한왕호), 쵸비(정지훈), 룰러(박재혁), 리헨즈(손시우) 등 4명이나 이름을 올렸다. 도란(최현준)도 T1 제우스(최우제)에게 밀렸지만 올 LCK 세컨드 팀에 선정됐다. 올 LCK 팀은 각 팀 감독과 대표 선수, 중계진 등의 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특히 원거리 딜러인 룰러(박재혁)이 압도적인 포스를 뽐내고 있다. 매 경기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인 선수에게 부여되는 정규리그 POG(플레이어 오브 더 게임) 포인트가 1200점으로 공동 1위다. 투표를 통해 선정되는 정규리그 MVP도 차지했다.

젠지가 이처럼 좋은 성과가 있지만 승리를 확신할 수 없는 건 상대가 T1이기 때문이다. 젠지는 T1과 LCK 상대 전적이 세트 기준 46승 82패로 승률이 35%밖에 되지 않는다. 최근 다전제 성적에서도 밀린다. 2020년 이후 플레이오프에서 총 4번 만나 3번을 패했다.

T1의 핵심 무기는 베테랑 페이커(이상혁)의 노련함이다. 오랜 선수 경력과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 3회 우승, LCK 10회 우승에서 나오는 경기 운영 노하우는 특히 장기전인 다전제 무대에서 빛난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챔피언 폭이다. 페이커는 현재까지 LCK에서만 총 72개의 챔피언을 사용했다. 다양한 시즌을 겪어온 만큼 꺼낼 수 있는 카드가 많다는 얘기다. 단적인 예가 2019 서머 시즌 플레이오프였다. 당시 T1은 와일드 카드전부터 시작해 결국 우승까지 해내며 ‘도장 깨기’라는 드라마를 썼다. 그 과정에서 페이커는 13경기 동안 8개의 챔피언을 활용하며 상대의 벤픽 전략을 어렵게 만들었다.

구마유시(이민형)의 역할도 중요하다. 이번 서머 시즌이 원딜러 캐리 메타일 뿐 아니라 상대가 룰러이기 때문이다. 젠지의 첫 번째 승리 플랜인 룰러의 활약을 구마유시가 막아낼 수 있느냐가 승부를 가를 가능성이 크다.

이번 매치에는 양 팀 모두 많은 것이 걸려있다. 승리팀은 2022 롤드컵 LCK 1번 시드로 참가해 대진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 젠지가 이기면 피넛을 제외한 4명의 선수가 LCK 첫 우승을 맛본다. 특히 쵸비는 커리어 첫 우승컵을 들어 올리며 ‘무관의 제왕’이라는 오명을 씻을 절호의 기회다. T1도 우승할 경우 LCK 우승 11회(V11)라는 대기록을 세운다.

젠지가 여름의 기세를 이어가 선수들의 첫 우승이라는 ‘성불’에 성공할지, T1이 2연속 LCK 우승컵을 거머쥐며 대기록을 세울지, 내일 강릉에서 또 한 번 LCK의 새로운 역사가 쓰인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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