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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곡·장위도 '덜덜'…매매價 '10억 클럽' 줄줄이 반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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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수요가 몰리며 매매 가격이 10억원을 웃돌던 서울 외곽 중소형 아파트 단지들이 줄줄이 ‘10억 클럽 명함’을 반납하고 있다. 가팔라진 금리 인상에 따른 매수 심리 위축으로 이들 지역의 매매 가격 하락 폭이 더 크게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들어 하락 폭을 키워가면서 10억원 미만으로 매매 가격이 고착화하고 있다.

23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동에 있는 마곡13단지 힐스테이트마스터(전용면적 59.9㎡ 기준)는 이달 중순 9억8000만원에 실거래됐다. 지난해 10월 기록한 최고가 13억8000만원보다 4억원(28.9%) 떨어졌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팔라지기 직전인 올 4월 이 단지는 13억6000만원에 매매 계약이 됐다.

마곡동은 LG그룹 계열사와 대기업 이전이 잇따르면서 최근 2년간 중소형 아파트값이 꾸준히 상승세를 기록했다. 마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절세 등을 목적으로 시세보다 싸게 처분한 것이라 일반적인 매매 가격이라고 보긴 어렵다”면서도 “올 들어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돼 가끔 나오는 급매물만 거래가 이뤄지다 보니 주변 시세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개발 호재로 들썩이던 서울 성북구 장위동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이 지역에 있는 래미안장위퍼스트하이(전용면적 59㎡ 기준)는 올 7월 중순 8억5000만원에 매매 거래됐다. 층수도 24층으로 나쁘지 않았다. 이 단지는 지난해 2월 처음으로 매매 가격이 10억원을 돌파한 뒤 꾸준히 올라 지난해 6월 11억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올 2월까지만 해도 10억원대로 거래가 이뤄졌지만, 3월 이후 10억원 밑으로 내려앉았다.

편리한 교통망과 다양한 생활편의시설로 젊은 직장인들 수요가 컸던 서울 은평구 녹번동의 힐스테이트녹번(전용면적 59㎡ 기준)은 올 7월 9억4500만원에 실거래됐다. 이 단지는 지난해 10월만 해도 11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며, 2020년 11월 이후 단 한 번도 10억원 밑으로 내려간 적이 없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잇따른 금리 인상과 집값 고점 인식 확산, 경기 둔화 우려 등이 서울 외곽 지역에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이들 지역은 ‘일단 사 놓으면 오른다’는 생각에 20~30대 젊은 수요자들이 집중적으로 주택을 매입해왔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조정 국면에선 지역별·입지별 특성에 따라 조정 폭과 속도가 달라진다”며 “다주택자의 주택이 몰려 있는 서울 외곽 중소형 아파트는 금리 인상기에 가격 하락 폭이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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