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기간 중국의 '세계의 공장' 입지가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현지시간)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통계에 따르면 전 세계 재화 수출액 가운데 중국의 비중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 13%에서 지난해 말 15%로 2%포인트 커졌다고 보도했다.
같은 기간 미국은 0.7%포인트(8.6%→7.9%), 독일 0.5%포인트(7.8%→7.3%), 일본 0.3%포인트(3.7%→3.4%)로 각각 비중이 축소된 것과 대비된다.
미국이 2018년께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때부터 중국과의 무역전쟁과 보복관세 부과를 본격화했고,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서도 국가안보 등을 이유로 '탈중국'을 선언하며 공급망 재편을 밀어붙였으나 전 세계 수출에서 중국 비중이 오히려 늘어난 것이다.
코로나19의 영향이 가장 크다는 진단이 나온다. 중국은 2020년 코로나19를 가장 먼저 겪은 뒤 빠르게 회복했고, 이후 마스크와 진단키트 등으로 수출을 늘리며 코로나19 특수를 누렸다. 세계적으로 재택근무 확산으로 컴퓨터를 비롯한 전자제품 수요 증가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전자제품과 섬유제품 수출 비중은 같은 기간 각각 38%에서 42%로, 32%에서 34%로 늘어났다.
올해 상반기에도 중국의 수출 호실적은 지속되고 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소비재 생산비용 증가, 달러 가치 강세 등 가격 요인 영향이다. 올해 상반기 미국의 대중국 무역적자가 전년 동기 대비 21% 늘어난 2220억달러(약 297조원)를 기록하는 등 전 세계적으로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기대 이상으로 늘었다.
중국이 최근 몇 년간 자동차, 엔진, 중장비 등 고부가가치 제조업 분야에서 시장 점유율을 키워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시장분석기업 TS롬바드의 로리 그린 아시아 리서치 대표는 고부가가치 분야에서 중국이 전통적인 제조업 강국인 독일의 시장 점유율을 잠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7월 무역수지 흑자가 1000억 달러(약 133조7000억 원)를 넘긴 것은 중국 내 소비 위축으로 인한 수입 부진에 따른 것이라면서 중국 경제의 불균형 심화를 시사한다는 관측도 나온다고 WSJ은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