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은 돈이 모이는 곳이 아니라 돈이 흐르는 통로가 돼야 합니다.”
박한길 애터미 회장(왼쪽)은 19일 “인류의 미래를 이끌어갈 어린이들이 가난과 재해의 고통을 겪지 않고 뛰어놀 수 있는 세상이 오길 바란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직접판매기업(네트워크마케팅) 기업 애터미는 이날 세계 어린이 양육기구 ‘컴패션’에 140억원을 기부했다. 박 회장이 사재 70억원을, 애터미가 70억원을 각각 출연했다.
후원금은 태국, 필리핀, 콜롬비아, 인도네시아 등 애터미가 진출한 국가를 포함해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등의 어린이를 위해 사용된다. 주로 코로나19, 내전, 지진 등 재난재해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후원하고 교육 및 학비 지원, 직업교육, 사회 정서적 능력 개발 등 33개 사업에 쓰인다. 컴패션은 세계 27개국에서 가난과 재해로 고통받는 어린이를 양육하는 비영리단체다.
애터미의 기부금은 유통업계는 물론 국내 500대 기업을 통틀어 최고 수준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에 따르면 애터미가 속한 유통업종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 증가했으나 기부금은 오히려 14.3%(202억원) 줄었다. 하지만 애터미는 지난해 영업이익의 17.8%(235억원)를 국내외 자선단체 등에 전달했다. 2020년 80억원의 세 배 규모다. 기부를 시작한 2009년부터 올해까지 누적 기부액은 770억원에 이른다.
2019년 생소맘(생명을 소중히 여기는 맘) 기금 100억원에 이어 지난해 컴패션에 1000만달러(약 120억원)를 출연한 것을 비롯해 보호종료 아동, 실로암안과병원 연구원 건립, 전주예수병원 어린이 재활병원 건립 등도 지원했다. 500대 기업 전체에서 매출 대비 기부금 비중이 2%를 넘은 유일한 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애터미는 매년 한국을 비롯해 대만과 말레이시아, 카자흐스탄에서 사랑 나눔 달리기 행사 ‘애터미런’을 열어 참가비 전액을 기부하는 등 현지 맞춤형 사회공헌활동도 한다. 박 회장은 “기부는 특별하기보다는 당연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애터미의 나눔에는 “기업은 사회가 성장하는 밑거름이 돼야 한다”는 박 회장의 철학이 스며들어 있다. 박 회장은 “사람은 그 자체로 목적이어야 한다”며 “기업은 사람을 위해 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회사 사훈의 첫 번째 조항도 그의 철학을 담은 ‘영혼을 소중히 여긴다’로 사람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박 회장은 인터넷 쇼핑몰을 창업했다가 실패하고 신용불량자가 됐을 때도 월급의 일부를 초등학생들을 위해 기부했다. 가족 모두가 아너소사이어티 회원이다. 그는 “많은 돈을 벌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축복”이라며 “이 축복이 나 자신과 애터미에 머무르지 않고 온 세상으로 퍼져나가도록 기부를 통해 실천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주=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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