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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스타 앞세우니 고객 몰리네"…'별들의 전쟁' 벌이는 스타트업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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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프리미엄 스타트업 미디어 플랫폼 한경 긱스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야놀자해~” “여행할 때 여기어때~”

올여름 사람들의 귓가에 끊임없이 맴도는 멜로디다. 국내 1위 여가 플랫폼 야놀자는 지난 6월 방송인 고(故) 송해 씨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인공지능(AI) 딥러닝과 딥페이크 기술을 활용했다. 후속 모델로는 방송인 강호동이 발탁됐다. 강호동과 함께한 두 편의 광고는 유튜브에서 각각 935만, 400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 중이다.

이 분야 2위 사업자 여기어때는 단숨에 8명의 스타를 기용하며 물량 공세를 펼쳤다. 가수 윤종신·이미주·장기하, 개그맨 노홍철 등이 모델로 나섰다. 유튜브 조회 수는 1700만 회를 넘어섰다.

18일 스타트업 업계에 따르면 플랫폼 스타트업들은 지금 ‘스타 모시기’ 전쟁 중이다. 대기업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톱스타 광고 모델은 요즘 ‘좀 뜬다’ 싶은 플랫폼들에 필수 요소가 됐다.

명문대생과 중·고교생을 이어주는 비대면 과외 플랫폼인 ‘설탭’ 운영사 오누이는 최근 걸그룹 ‘이달의소녀’ 맴버 츄와 배우 박미선이 함께한 광고를 선보였다. 츄와 박미선은 모녀 콘셉트의 광고에서 ‘엄마 땐 없었잖아, 설탭!’이라는 문구로 설탭을 알리고 있다.

중고거래업계 ‘빅3’ 중 하나인 번개장터는 지난해 11월 배우 이정재를 광고 모델로 기용했다. ‘오징어 게임’으로 이정재가 세계적인 인기를 끌던 시기였다. 또 명품 커머스 플랫폼 발란은 배우 김혜수와의 광고 모델 계약을 연장했다. 그 밖에 세금 신고·환급 플랫폼 삼쩜삼은 배우 유아인(사진)을 모델로 발탁하기도 했다.

스타트업들은 ‘스타 마케팅’을 통해 스타의 이미지를 회사에 투영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소비자 인지도가 중요한 플랫폼 회사들이 스타 기용에 열을 올리는 이유다. 이를테면 X세대(1970년대생) 공략에 나선 발란은 김혜수가 가진 인기에 더해 고급 이미지에 주목했다. 삼쩜삼은 유아인의 똑똑한 이미지에 착안했다.


마케팅 효과는 직접적인 성과로 나타났다. 설탭은 지난달 중순께 회사 설립 이후 일간 역대 최다 결제액 기록을 세웠다. 플랫폼 내 수강생 역시 연초 대비 30% 이상 늘어났다. 발란은 기존 35% 수준이던 45세 이상 고객 결제액의 비중이 김혜수가 기용된 지난해 하반기엔 53%까지 늘어났다.

스타트업들의 톱스타 기용은 최근 2~3년 사이 전례 없는 규모의 투자자금이 벤처 시장으로 유입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벤처투자 자금은 2017년 2조30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19년 4조원대로 치솟았고 지난해에는 7조원을 뚫었다. 가장 많은 자금이 몰린 분야는 플랫폼이었다. 지난해 야놀자가 일본 소프트뱅크로부터 2조원을 투자받은 것은 플랫폼 투자 열기를 보여준 ‘상징적 사건’으로 꼽힌다. 번개장터, 발란 등 다른 대형 플랫폼 스타트업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초까지 수백억원대의 자금을 조달했다. 막대한 투자자금이 몰리는 가운데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온라인 플랫폼이 호황을 보이자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기 위한 ‘쩐의 전쟁’이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는 사이 덩치는 커졌지만 대부분 플랫폼의 수익성이 악화했다. 벤처확인기업 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번개장터는 지난해 광고선전비가 239억원으로 전년(96억원) 대비 약 150% 증가했다. 영업손실은 135억원에서 393억원으로 커졌다. 발란 역시 광고선전비가 2020년 35억원에서 지난해 191억원으로 늘어났다.

벤처캐피털(VC) 관계자는 “벤처투자 시장이 위축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수익성을 얼마나 빨리 개선하는지가 플랫폼 기업들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우 기자 jong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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