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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한국, 중국 패싱하라"…미국 직수출 강화 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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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중국과 베트남에 중간재를 공급해 미국으로 간접 수출하는 형태에서 벗어나 미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비율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우방국 중심의 이른바 '프렌드 쇼어링'(friend-shoring) 정책을 내세움에 따라 첨단기술 제품을 중심으로 미국 시장에 직접 공급하는 게 한국의 안정적인 수출 방안이란 설명이다.

KOTRA 워싱턴무역관은 17일(현지시간) '미국 프렌드 쇼어링 정책 심층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중국과 베트남 등으로 우리 중간재를 공급한 뒤 미국 등으로 간접 수출을 하는 범아시아 제조업 분업 모델이 지속가능한 것인가에 대한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제안했다.



보고서는 "미국의 첨단기술 수출시장 규모는 중국에 이어 세계 2위지만 전 업종이 고르게 성장하고 있고 기술 집약적 제품 비중이 높아 부가가치 측면에서 중국 시장보다 더 우월하다"고 평가했다. 이어 "한국의 첨단기술 제품은 중국에서 15.9%의 점유율로 2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미국에선 4.2%로 6위에 그치고 있다"며 "미국 시장으로 한국의 기술 수출 역량을 재배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런 전환을 '피벗 투 아메리카(Pivot to America)'라고 정의했다.
이와함께 보고서는 미국이 중국과의 무역 비중을 줄이고 다른 나라 중심으로 무역구도를 재편하려는 점도 '피벗 투 아메리카'를 해야할 이유로 꼽았다.

KOTRA 워싱턴무역관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상품 교역 증가세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둔화됐다. 이후 코로나19 위기를 거치면서 세계 평균 성장률을 하회했다. 실제 글로벌 무역 회복 기간인 2020~2021년에 중국의 대미 수출은 16.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 세계 대미 수출 증가율은 21.5%였다.



중국을 대신해 다른 아시아 국가의 대미 수출 증가세가 뚜렷했다. 2017~2022년 한국의 대미 수출은 59.2%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만(135%), 싱가포르(85.6%), 인도(75.5%), 베트남(188%)도 큰 폭으로 늘었다. 이에 비해 중국 대미 수출은 27.8% 증가하는데 그쳤다.

보고서는 미국의 반도체 제조 육성 정책을 한국 반도체 산업의 재도약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과거 미국의 반도체 정책이 1980년대 일본 5대 반도체 메이커 침체와 삼성과 TSMC의 부상으로 귀결됐듯, 현재 바이든 정부 반도체 정책도 승자와 패자를 결정짓는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게 현지 전문가들의 전망"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보고서는 미국의 프렌드쇼어링 정책 추진 과정에 우리 기업들이 의도치 않게 제재 대상이 될 가능성에 대한 주의를 촉구했다. 또 면화 등 중국에서 수입되는 원재료 공급망 다변화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강화를 통해 통상 리스크 예방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강상엽 KOTRA 워싱턴무역관 관장은 "최근 현지 글로벌 경영컨설팅사들의 최대 화두는 지정학적 위기관리로 집약된다"며 "미국의 프렌드쇼어링 정책으로 대변되는 국제 통상 기류의 전환 속에서 우리 기업도 대내외로부터 전략적 선택을 요구받을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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