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윤석열 정부의 첫 주택 공급 대책인 ‘국민 주거 안정 실현 방안’을 두고 전문가들은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집값 안정화 등 시장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을 내놨다. 민간 주도의 주택 공급 활성화 정책 자체는 옳은 방향이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등 규제 완화와 관련한 구체적인 방안이 공개되지 않아 공급을 획기적으로 늘리기엔 역부족이란 지적이 나온다.
김효선 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공공의 한계를 인정하고 민간 공급 활성화 의지를 보였다는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했다. 이어 “지금까지 정비사업의 걸림돌이었던 재건축 초과이익 환수제, 안전진단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선언적인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민간 공급 절차 단축, 개발 자율성 확대뿐 아니라 공공택지 공급, 주거복지 확대까지 장기적인 관점의 계획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충분한 주택 공급으로 시장의 집값 우려를 낮춘 점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구체적인 계획은 포함하지 않고 윤석열 대통령의 기존 공약을 정리하는 선에 머물렀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규정 한국투자증권 자산승계연구소장은 “구체적인 방안은 모두 후속 계획으로 제시하겠다고 돼 있는 등 알맹이가 없다”며 “270만 가구라는 숫자 외에 신규 택지 후보지가 어디인지 등 세부적인 내용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이번 대책은 밑그림을 그린 정도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이 빠져 시행 효과를 검증할 방법이 없다”며 “재초환과 안전진단 규제 완화의 구체적 방향성도 파악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시장 영향력 역시 미미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 위원은 “이번 대책으로 시장이 크게 반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며 “연내 순차적으로 발표되는 재건축부담금 감면 대책, 청년 주거 지원 종합대책, 추가 신규 택지 발표 등 후속 조치의 구체성에 따라 시장이 반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함 랩장 역시 “재초환 개정안의 국회 통과 여부, 도심 복합사업에 대한 민간의 인센티브 체감 여부, 경기 침체로 인한 미분양 증가 등 향후 풀어야 할 숙제가 상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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