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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北핵실험 위협 속에 나온 '담대한 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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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의 첫 광복절 경축사인데 감흥이 크지 않네요.”

지난 15일 윤석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 대해 정치권의 한 인사는 이렇게 총평했다. 김영삼 정부 이후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를 매년 자세히 읽어왔다는 그는 “출범 초 대통령 지지율이 20%대까지 하락한 위기감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윤 대통령의 참모들은 경축사를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의 새로운 역사관을 보게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획기적인 대북정책도 예고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경축사는 기대를 충족하기엔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다. 그나마 새롭게 공개된 내용이 새 정부 대북정책인 ‘담대한 구상’이다.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협상에 나서면 그 단계에 맞춰 대규모 식량 공급 등 6개 분야 경제 지원을 추진하겠다는 게 핵심이다.

전문가들의 반응은 시큰둥한 편이다. 경제협력이란 ‘당근’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개방을 이끌어내겠다는 ‘햇볕정책’은 이미 여러 정부에서 시도했다가 실패한 모델이기 때문이다. 물론 ‘담대한 구상’에도 과거 보수 정부에선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내용이 없진 않다.

대통령실은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설 경우 초기 단계에서 경제 협력을 추진하고, 유엔 제재까지 선제적으로 풀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이런 내용들이 모두 대통령 축사에 빠진 건 다소 의아하다. 북한이 원하는 ‘체제 안전 보장 방안’은 내부적으로 준비했는데 공개하지 않았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첫 광복절 경축사만 놓고 보면 ‘앙꼬 없는 찐빵’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외교가에선 유엔이나 미국과 사전 협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사전에 치밀하게 각본을 짜고 추진해야 할 보수정권의 외교·안보 정책이 세련되지 못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당장 “지난달까지 탈북어민 강제 북송 사건 등으로 여론몰이에 앞장섰던 대통령실 참모가 발표한 대북 유화정책을 북한이 신뢰하겠느냐”(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는 지적이 나온다.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방한 땐 대통령실 참모들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 미국 권력 서열 3위 인사를 왜 만나지 않느냐는 여론에 떠밀려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의 방한 다음 날 전화 통화를 한 것은 외교 참사에 가깝다.

윤 대통령은 16일 출근길에 대통령실 인적 쇄신과 관련, “정치적 득실을 따져서 할 문제는 아니다”며 “실속 있고 내실 있게 변화를 주겠다”고 했다. 지금껏 거론돼 온 정무와 홍보 라인뿐 아니라 외교·안보 라인에는 문제가 없는지 찬찬히 점검해 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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