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년 동안 학령인구가 30% 넘게 감소했지만, 전국 초·중·고등학교 수는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비수도권의 구도심과 농어촌을 중심으로 문 닫는 학교가 속출하고 있다는 점에서 예상 밖 수치. 그러나 이유는 간단하다. 신도시 개발로 새로 인구가 몰리는 지역에는 빠르게 학교가 생기고, 학생이 모자란 구도심 학교는 그보다 느리게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한국교육개발원 교육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의 초·중·고는 1만1777개다. 20년 전인 2001년 1만61개보다 17% 늘어난 수치다. 초등학교는 5322개에서 6157개로, 중학교는 2770개에서 3245개로, 고등학교는 1969개에서 2375개로 불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학령인구는 꾸준히 줄어들었다. 학교에 다니는 만 6~21세 아동·청소년 숫자는 2001년 1128만여 명에서 지난해 770만여 명까지 쪼그라들었다. 20년 새 30% 넘게 줄어든 것이다.
학생도 줄고, 문 닫는 학교도 많은데 전체 학교 수가 늘어난 이유는 신도시 개발에 있다. 신도시가 개발되면서 학교가 계속 새로 생기기 때문이다. 소멸 지역에서 학교가 없어지는 속도보다 개발 지역에서 학교가 생기는 속도가 더 빠르다. 이 때문에 신도시 개발이 집중된 경기도는 지난 20년간 초·중·고가 1562개에서 2448개로 56%나 늘어났다. 전국 평균 증가율인 17%를 한참 웃도는 수치다.
문 닫는 학교가 넘치는 지방에서도 같은 이유로 전체 학교 수는 유지된다. 수도권과 광역시를 제외한 강원·충남·충북·경남·경북·전남·전북·제주는 지난 20년간 초·중·고 학생 수가 33% 감소하는 와중에도 학교 수는 오히려 1.2% 늘어났다.
학급당 학생 수가 줄어든 것도 학교 수가 증가한 원인 중 하나다. 2000년 전국 초등학교에서는 한 학급에 평균 35.8명의 학생이 있었지만, 지난해에는 21.5명으로 줄어들었다. 학급 수도 늘어나 같은 기간 전국 초등학교 학급 수는 11만2437개에서 12만4047개로 증가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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