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장기투자나 분산투자에 익숙하지 못한 투자자, 특히 대부분의 투자 자산이 국내 시장에 편향돼 있다면 자산 배분에 관심 가질 좋은 시기다.
첫째, 글로벌 투자 자산 대부분이 가격 조정을 받았다는 점에서다. 둘째,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은 ‘밸류에이션 투자’보다는 ‘모멘텀 투자’에 가깝다. 싸다고 오르는 증시가 아니라 글로벌 경기 호조, 중국 성장, 달러 약세 등 외부 모멘텀이 작동할 때 상승 탄력이 좋다.
자산 배분을 강조하는 세 번째 이유는 올해와 내년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것과 달리 기대 성과는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결국 깨지지 않는 전략을 우선할 수밖에 없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긴축의 고삐를 죄는 가운데 농산물과 에너지 등 전반적인 원자재 가격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 수준까지 내려왔다. 벌써 긴축 완화 기대가 높다. 시간이 흘러 Fed가 긴축을 완화할 시기에는 경기 우려가 더 커진 상태일 것이다.
물가와 경기 우려 외에도 시장을 흔들 변수는 많다. 먼저 미국의 경우 소득이 증가해도 고물가로 인해 실질 가처분소득이 감소했다. 저축률은 2008년 이후 최저 수준인데 주거 비용은 계속 오름세다. 아울러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은 에너지, 중국은 부동산 문제로 잡음이 많다. 미국의 불안한 부분을 다른 지역에서 만회해줘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현실이 최근 국제통화기금(IMF) 경제 성장률 전망 하향으로 투영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2분기 미국 기업 실적은 양호하나, 3분기 실적 가이던스는 에너지를 제외한 전 업종에서 하향 조정되고 있다. 침체 시기에 상대적으로 양호한 필수 소비재 이익이 꺾인 모습이다. 달러 강세도 시장에 부정적인 신호다.
시장 분석이 본업인 전문가들마저 전망이 극명하게 대립하고 있다. 장기투자 성향의 투자자라면 빠질 때 조금씩 사는 전략에는 동의해도 올인할 상황은 절대 아니다. 국내 금융권에도 투자자 고민을 대신해 줄 자산배분형 상품이 많다. 지금이라도 가까운 금융사에 문의해 본인의 성향에 맞는 맞춤형 자산관리 상품을 문의해 보면 좋을 것이다.
이창민 KB증권 WM투자전략부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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