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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광복절 앞두고 한·미동맹 해체 외친 민노총, 제정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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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이 지난 13일 서울 도심에서 한·미 연합군사훈련 중단과 한·미·일 군사협력 반대를 외치며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양경수 민노총 위원장은 “불평등한 한·미동맹을 끝내자”고 했다. 사망·실종자가 20명에 이르고 수도권이 아수라장이 된 역대급 물난리의 한가운데서 노조단체가 때아닌 정치투쟁은 물론, 무책임한 한·미동맹 해체 주장까지 펼친 것이다.

노동자단체도 정치·외교 문제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조합원 권익을 위한 노동운동의 연장선상에서 이뤄져야 한다. 13일 민노총의 주장은 이 범위를 한참 벗어났다.

민노총은 오는 22일 시작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을지 자유의 방패’를 한반도와 주변국 평화를 위협하는 행위라고 주장했다. 나아가 한·미·일 군사협력도 반대하고, 북한과의 대결에만 몰두하는 현 정부를 규탄한다고 했다. 북한이 이미 핵탄두 수십 기를 보유하고 있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극초음속미사일 등 우리 방어망을 무력화하는 온갖 종류의 미사일을 개발한 사실을 민노총만 모르는가. 북핵 위협에 대해선 성토하지 않고 최소한의 자위력 유지를 위한 한·미 연합훈련 재개만 문제 삼는 것은 본말이 전도된 것이다. 이게 과연 대한민국에 존재하는 노조단체가 할 주장인지 묻고 싶다.

더 가관인 것은 민노총이 “우리는 당당히, 여전히 반미를 외친다”고 한 점이다. 그러고는 이날 집회에 북한의 조선직업총동맹이 연대의 뜻을 밝혀왔다고 민노총은 소개했다. 한·미 양국이 북침을 겨냥한 합동군사연습을 강행하려 한다는 이 단체 주장도 그대로 전했다. 이는 북한의 입장과 주장을 앵무새처럼 그대로 따라 한 것이나 다름없다. 민노총이 반미·친북 세력임을 만천하에 커밍아웃한 셈이다. “북한 노동당의 정치선동 같다”는 여권의 반응이 나오는 게 무리가 아니다.

오늘은 광복절 77주년 기념일이다. 나라 운명이 백척간두에 섰던 구한말 상황이 재연되고 있다는 위기감 앞에서 광복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겨도 모자랄 판이다. 이런 때에 노조단체가 철 지난 이념투쟁만 되풀이하는 건 정상이라 보기 어렵다. 한반도 자유 수호의 바탕인 한·미동맹 해체 주장 또한 제정신에선 나올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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