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이 미래 먹거리 사업인 인공지능(AI)과 소프트웨어(SW)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미국과 국내에 로봇 AI 연구소와 글로벌 SW 센터를 각각 설립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투자로 로보틱스, 자율주행 등 미래사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 등 미래 신사업과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AI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케임브리지에 로봇 AI 연구소를 설립한다고 12일 발표했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 등 현대차그룹 주요 3개사는 연구소에 총 4억2400만달러(약 5516억원)를 출자한다.
또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인수한 로봇 전문업체 보스턴다이내믹스도 연구소에 소수 지분을 투자하기로 했다.
로봇 AI 연구소의 법인명으로는 '보스턴 다이내믹스 AI 인스티튜트'(Boston Dynamics AI Institute)가 검토되고 있다.
아울러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창업자이자 전 회장인 마크 레이버트가 연구소의 최고경영자(CEO) 겸 연구소장을 맡을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2020년 444억달러 수준의 세계 로봇 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연평균 3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1772억달러 규모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단순 안내 등 1차원적인 업무만 맡았던 서비스 로봇이 개인 비서용 로봇으로 발전하는 등 큰 변화가 예상돼 AI 기술 역량 확보가 그룹 미래 성장을 위해 필수적이라고 판단했다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이에 따라 로봇 AI 연구소는 차세대 로봇의 근간이 될 근간 기술 확보를 우선 추진한다. 운동지능, 인지기능 등의 로봇 기술력을 발전시키는 동시에 외부에서 수집한 데이터 등을 통해 궁극적으로 로봇 제어의 한계에 도전한다는 구상이다.
아울러 로봇 기술의 범용성을 개선할 수 있는 AI 모델도 개발할 방침이다. 중장기적으로는 로봇 AI 플랫폼을 판매하는 자체 수익화 모델도 구축한다.
현대차그룹은 소프트웨어 기반 차량(SDV) 개발 체계로의 조기 전환 등을 목표로 그룹 소프트웨어 역량 개발을 주도할 글로벌 SW 센터는 국내에 설립하기로 했다.
최근 자동차 산업의 패러다임이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 중인 가운데 소프트웨어가 차량의 주행 성능을 비롯해 기능, 품질을 규정한다는 SDV는 모빌리티 업계의 미래 성장 동력이 각광받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SW 센터 구축의 일환으로 자율주행 전문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도 인수하기로 했다.
포티투닷은 자율주행 소프트웨어와 모빌리티 플랫폼을 개발해 온 스타트업이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SW 센터를 구심점으로 그룹 내 소프트웨어 역량을 신속하게 결집해 SDV 개발체계 구축에 나설 계획이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로봇 AI 연구소는 현대차그룹의 다양한 사업에 AI 기술이 확대 적용될 수 있도록 하는 거점이 될 것"이라며 "글로벌 SW 센터는 유연하고 창의적인 조직 문화를 기반으로 과감한 혁신을 주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