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1호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멀티주(이하 스카이코비원)의 첫 출하 물량인 60만회 접종분 생산을 모두 마쳤습니다. 이제 정부의 출하 승인 절차만 남았습니다.”
지난 10일 기자가 찾은 경북 안동의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는 코로나19 백신 ‘스카이코비원’ 출하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L하우스 2층 포장실에선 스카이코비원이 담긴 주사병(바이알) 10개가 한 세트가 돼 손바닥 만한 종이 박스에 쉴 새 없이 담기고 있었다.
이상균 SK바이오사이언스 L하우스 공장장(부사장)은 “바이알 하나로 10회 접종할 수 있다”며 “오늘부로 첫 출하 물량인 60만회 접종분 생산을 마쳤다”고 했다.
스카이코비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가 자체 개발한 합성 항원 방식의 백신이다. 모더나·화이자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과 다른 방식이다.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 허가를 받았다. 정부는 스카이코비원 1000만회 접종분을 선구매했다.
선구매 물량이 생산됐다고 곧바로 시장에 풀리는 건 아니다. 정부의 출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정해진 규정에 맞춰 생산됐는지, 품질에 문제가 없는지 당국으로부터 최종 검사를 받는 과정이다. 생산된 스카이코비원은 출하 승인이 날 때까지 냉장(2~8도) 공간에 별도로 보관된다.
이 공장장은 “다음주에 출하 승인을 신청할 계획”이라며 “이르면 이달 말 첫 출하가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정부의 ‘마지막 테스트(출하 승인)’를 앞두고 있어 긴장할 법도 하지만 SK바이오사이언스는 품질관리(QC)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스카이코비원이 외부에서 기술이전을 받은 백신이 아니라 자체 개발한 백신이라는 점이 자신감의 가장 큰 배경이다.
이주섭 SK바이오사이언스 QC1팀장은 “직접 개발한 백신이라 어떤 공정에서 무엇을 집중적으로 체크해야 완벽한 품질의 제품이 나오는지 잘 안다”고 했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노바백스 백신을 위탁생산(CMO)하며 쌓은 노하우도 이런 자신감에 녹아있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안동 L하우스는 총 9개 생산 공간(suite)으로 구분돼 있는데, 이 중 2개 공간에서 스카이코비원 생산이 이뤄지고 3개 공간에선 노바백스 백신이 생산된다. 나머지 공간에서는 SK바이오사이언스의 ‘본업’인 폐렴구균과 대상포진 백신 생산이 이뤄진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스카이코비원 접종 범위를 넓히기 위해 추가 임상을 하고 있다. 기존 품목 허가는 기본 접종에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질병관리청 주도로 다른 백신을 먼저 맞고 추가접종(부스터샷)을 스카이코비원으로 맞는 교차접종 임상과 기본 접종 이후 부스터샷으로도 스카이코비원을 접종하는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청소년(12~17세) 대상 임상 3상도 준비 중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최대한 빨리 교차접종과 부스터샷에 대한 품목허가 변경 승인을 받아 접종 대상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안동=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