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JYP ‘맑음’, 하이브·YG ‘흐림’
올해 상반기 대부분의 엔터주는 증시 흐름과 정반대로 ‘역주행’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공연 확대 등의 기대 때문이다. 특히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해외 공연 길이 열리면서 주가는 쉴 새 없이 올랐다. 다만 이제는 실제 성과를 보여줄 시점이 찾아오면서 기획사별로 주가의 방향이 갈릴 것이란 예측이 나온다.최근 하이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하이브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각각 40%, 44.2% 낮췄다. BTS의 군입대 문제 등으로 실적이 부진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하이브는 BTS의 일정 공백을 메꾸기 위해 르세라핌, 뉴진스 등 신인 걸그룹에 집중하고 있다. 주요 음원차트 상위권을 기록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지만, 아직까지 BTS의 공백을 만회할 만큼은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하반기 실적 부진 예상에 증권가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하향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하이브에 대한 증권사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는 3개월 전 3300억원대에서 현재는 2400억원대로 내려갔다. 실적 추정치가 하향됐음에도 주가수익비율(PER) 등 밸류에이션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도 부담이다. 하이브의 올해 예상 PER은 30이 넘어가는 데 비해 나머지 엔터주들은 20대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는 2년 만에 컴백하는 블랙핑크의 월드투어 성공 여부에 따라 실적이 갈릴 전망이다. 지난해 멤버들이 솔로 활동만 했음에도 세계 최대 음원 플랫폼 스포티파이에서 23억 회 스트리밍을 기록했다. 다만 블랙핑크를 제외하고 인기있는 가수가 상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다.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500억원 후반대로 3개월 전에 비해 하향됐다. 유진투자증권은 목표주가를 8.5% 내렸다.
에스엠과 JYP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에스엠은 이달 초 컴백한 에스파의 음반 판매가 호조를 기록하고 있고,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슈퍼주니어·소녀시대·NCT127 등이 컴백을 기다리고 있다. 주 수익원으로 꼽히는 일본 투어 등도 예정돼 있다.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900억원에서 950억원으로 높아졌다.
JYP 역시 호재가 기다리고 있다. 트와이스·스트레이키즈·ITZY·2PM·니쥬 등 소속 가수들이 3분기에 신곡을 발매할 예정이다. 9월 미국 리퍼블릭레코드와 걸그룹 데뷔 프로젝트도 추진할 계획이다. 올해 9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된다. 3개월 전 컨센서스에 비해 소폭 상향된 수치다.
○신작 흥행에 달린 게임주 주가
상반기 게임주들의 분위기는 엔터주와 정반대였다. 지난해 ‘BBIG’ 중 하나로 꼽히며 주가가 가파르게 오른 적도 있었지만, 올해 들어 대표적인 성장주로 꼽히며 금리 인상 시기를 맞아 폭락을 경험했다. 하지만 최근 하반기 출시 예정인 신규 게임에 대한 기대로 외국인·기관의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기대감이 가장 큰 곳 중 하나는 크래프톤이다. 크래프톤은 지난 1개월 사이(7월 5일~8월 5일) 주가가 15% 넘게 뛰었다. 배틀그라운드에만 의존한다는 평가를 받았던 크래프톤은 12월 신작 게임 ‘칼리스토 프로토콜’을 내놓을 예정이다. 글로벌 성공작인 ‘데드스페이스’의 핵심 개발진이 참여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게임계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기관은 한 달간 크래프톤을 약 12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카카오게임즈 역시 같은 기간 주가가 15%가량 올랐다. 성공작 ‘우마무스메’가 하반기에도 안정적인 성과를 낼 것이란 관측 때문이다. 매출 증가세 등을 이유로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대하는 시선도 있다. 지난 한 달간 카카오게임즈를 기관은 140억원, 외국인은 11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최근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을 내놓은 넷마블(5% 상승), ‘서머너즈워 크로니클’을 출시할 예정인 컴투스(11% 상승) 등도 지난 한 달간 주가 상승세를 보였다. 4분기에 신작 ‘TL’을 내놓을 엔씨소프트 주가 역시 8%대 넘게 올랐다.
다만 실제 신작 성공 여부 및 전망을 면밀히 살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김진구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주가 상승을 위해선 회사들이 높은 품질의 게임을 출시하고 유저들의 기대치를 만족시킨다는 전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성상훈/최세영 기자 up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