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펠로시 방한으로 드러난 대통령실 참모진의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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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들어보는 표현입니다. 짐작해보건대 한·미 동맹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보여주기 위해 확대회담식 통화를 한 것을 ‘국익’이라는 차원으로 해석해 드리겠습니다.”

국가안보실 핵심 관계자가 지난 4일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한 발언에 거의 모든 출입기자가 고개를 갸웃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 간 면담이 이뤄지지 않은 이유가 “우리 국익을 총체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한 것”이라는 대통령실 입장에 대해 보충 설명을 요청했는데, 예상외의 답이 나왔기 때문이다. 불과 두 시간 전 최영범 홍보수석이 같은 자리에서 밝힌 입장과 결이 달랐다.

복잡 미묘한 외교·안보 현안에 대한 당국자들의 발언 취지가 서로 다르게 해석될 법한 대목도 있었다. 최 수석은 “윤 대통령이 펠로시 의장을 만나지 않은 게 중국을 의식한 것 아니냐는 전화 문의를 많이 받았다”며 “모든 것은 우리 국익을 총체적으로 고려해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국과의 관계까지 고려했다는 취지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안보실 설명은 달랐다. 안보실 핵심 관계자는 “(양측이) 2주 전 만나지 않겠다고 먼저 결정했고 펠로시 의장의 대만 방문은 약 1주일 뒤 결정됐다”며 “중국을 의식해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미국 서열 3위인 펠로시 의장의 1박2일 방한 과정에서 드러난 대통령실의 대응은 실망스러웠다. 대통령실 참모들은 윤 대통령과 펠로시 의장 간 만남 여부를 놓고 지난 3일부터 “만남이 없다”→“조율 중이다”→“오전과 달라진 게 없다” 등 혼선을 드러냈다. 2주 전 방한이 결정된 펠로시 의장 측에 윤 대통령과의 통화를 제안한 시점은 펠로시 의장이 입국한 4일 아침이다. 외교적 결례일 수 있었지만, 윤석열 정부가 출범 이후 다진 한·미 관계의 덕을 본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여당에선 “출범 100일도 안 된 대통령실이 정권 말 관료 조직처럼 움츠러들어 여론 눈치만 살핀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간이 의식을 지배한다”며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한 지 100일이 다 돼 간다. 그러나 조직 내에서 소통하고 협력하는 모습은 잘 보이지 않는다. 한 예로 노동시장의 관행과 제도, 인플레이션 등이 복합적으로 초래한 화물연대 파업과 대우조선해양 하도급 노조 파업 대응은 오롯이 사회수석 몫이었다. 취학 연령 개편으로 빚어진 혼선은 교육부에 책임을 떠넘기는 모양새다.

이런 조직 문화를 바꾸지 못한다면 인적 쇄신을 하더라도 성과를 기대하기 쉽지 않아 보인다. 다음주 휴가에서 복귀하는 윤 대통령이 어떤 해법을 내놓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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