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미는 그동안 아파트 브랜드 린(Lynn)을 내세워 전국 곳곳에 9만4000여 가구를 공급해 왔다. ‘집 잘 짓고, 경영을 잘하는 회사’란 세간의 평가에 만족하지 않고 종합부동산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기존 주택·건축·토목사업은 물론 부동산 자산운용사와 협업, 프롭테크(IT와 접목한 부동산서비스 기업) 투자, 미국 임대주택 및 물류창고 개발, 오피스 등 비주거용 부동산 투자 및 상업시설 운영에 이르기까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다.
○40년간 아파트 9만4000여 가구 공급
창업자인 이광래 회장은 1982년 우미건설 전신인 삼진개발을 설립하고 건설업계에 뛰어들었다. 광주에서 삼진맨션(연립주택) 18가구를 분양한 게 첫 번째 공동주택 사업이다.1986년 6월 광주 남구 주월동에 라인광장아파트 800여 가구를 분양하며 대규모 공동주택 사업에 진출했다. 1999년 12월 경기 용인 동천지구에서 수도권 첫 사업을 시작한 후 용인 죽전, 오산 수청, 남양주 호평, 평택 등 전역으로 사업 무대를 넓혔다. 2003년부터는 대전 노은·가오지구, 용인 죽전지구, 평택 장당·송화지구, 여수 장성지구, 울산 구영지구, 전주 서부신시가지 등에 아파트를 공급하며 전국구 건설사로 위상을 높였다.
우미는 설계와 시공뿐 아니라 조경 부분에도 남다른 정성을 쏟고 있다. 이 회장은 출장이나 여행 중 호텔에 묵을 때마다 조경을 유심히 관찰하고 사진에 담은 후 우미가 시공 중인 아파트 단지에 적용했다. 2003년에는 아파트 조경공사를 규범화한 ‘조경공사 시공기준안’을 확정하고, 모든 공사 현장에 적용했다.
아파트 출입구의 모양과 각 가구 전·후면의 너비, 계절에 따라 심을 나무의 종류까지 지정했다. 또 아파트 외곽 담장의 형태와 아파트 단지의 고저 차이에 따른 조경 기준도 정해 전 현장에 공지했다.
○가족과 이웃이 교류하는 생활공간 ‘린’
이 회장 장남인 이석준 부회장은 1993년 5월 기획실장으로 우미에 합류했다. 기존 업무에 기술과 시스템을 접목하고자 각종 프로그램을 도입해 ‘사업성 분석’과 ‘자금 수급계획서’ 등을 작성하고, 자재부의 업무 프로세스를 전산화했다. 업무 전산화는 편의성과 효율성 증진뿐 아니라 경영의 투명성을 높였다. 일류 건설사를 지향하는 우미에게 성장의 토대가 됐다.2006년 우미는 기존 브랜드인 ‘이노스빌’ 대신 신규 브랜드인 우미 린을 도입했다. 린은 한자 ‘이웃 린(隣)’에서 그 의미를 가져왔다. 단순한 주거 형태에서 벗어나 풍요로운 삶을 누리고 가족과 이웃이 교류를 즐기는 생활공간이란 뜻을 내포하고 있다.
2009년 5월 경기 화성 동탄 우미린 아파트 입주자들이 시공 품질에 만족하고 단지 내에 감사의 기념비를 세웠다. 이후 품질에 대한 입소문이 나면서 브랜드 린이 수도권 시장에 안착하는 계기가 됐다.
○미국 진출·프롭테크 투자 등 다각화
이 부회장은 건설이라는 회사의 정체성을 유지하지만 끊임없이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시행부터 설계, 시공, 분양, 운영 등 부동산 생애 모든 과정에서 ‘더 나은 공간의 가치를 창조’하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대규모 공모사업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지난해에는 서울아산병원, KAIST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천 청라국제도시 의료복합타운 구축 사업의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다. 이지스자산운용 등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서울 ‘마곡서울식물원 서측 명소화 부지 민간사업자 공모사업’에 참가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는 등 ‘공모시장의 강자’라는 평가다.
우미는 부동산 개발 및 투자시장의 핵심 플레이어로 부상한 부동산 자산운용사에 과감하게 투자하고 있다. 2019년 11월 국내 대표적인 부동산 전문 자산운용사인 이지스자산운용에 전략적 투자자로 나서 주요 주주가 됐다. 마스턴투자운용, 케이클라비스자산운용, 캡스톤자산운용, 지알이파트너스자산운용 등도 사업 파트너다. 이들 운용사를 통해 구축된 네트워크와 부동산 펀드 등을 활용해 물류, 오피스, 리테일과 같은 비주거용 부동산 자산에도 투자하고 있다.
우미는 또 부동산 거래·중개, 공유경제, 라이프스타일 등 다양한 분야의 프롭테크 기업에 투자하고 있다. 출자한 기업은 부동산 정보 플랫폼 직방, 물류창고 매칭 플랫폼 리코어, 3D 디지털 트윈 제작 기술업체 큐픽스 등 30여 개 기업에 달한다.미국 자회사(WOOMI USA)를 설립해 로스앤젤레스 한인타운 인근 듀웨이 애브에 임대주택을 개발하는 등 해외 진출에도 나서고 있다.
○동반성장과 ESG경영 실현
이석준 부회장은 입버릇처럼 신뢰를 강조한다. 동반성장과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신뢰 경영’과 관련이 깊다. 협력회사에 자금 결제를 미루는 일이 없다. 매년 우수 협력 업체 정기평가를 통해 인센티브 지급 등 혜택을 제공하며 상생 활동을 적극 지원한다.이 같은 동반성장 정책은 기술전수로 이어지고 있다. 공사 현장에 적용한 스마트 건설기술 등을 이전해 협력사의 역량 제고에 힘쓴다. 설계·공정관리의 최적화를 추구하는 방식인 프리콘(Pre-Construction)을 도입한 뒤에는 협력 업체와 하나의 팀을 구성해 건축 품질 향상은 물론 협력 업체의 원가절감에 도움을 주고 있다.
우미는 2006년 설립한 우미희망재단(옛 금파재단)을 통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지속하고 있다. 우미희망재단은 건설산업재해 피해 가정 및 다문화가정 아동·청소년에 대한 지원, 진학·진로 프로그램 운영 등 다양한 사회공헌활동을 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문화재 복원에도 앞장서고 있다.
김진수/김은정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