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는 한국 선수들의 ‘맏언니’ 지은희(36·사진)가 또 한 번 일을 낼 기세다. 우승 경쟁에 합류하면서 지난 5월 자신이 세운 한국 선수 LPGA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지은희는 31일 영국 스코틀랜드 에어셔의 던도널드 링크스(파72·6494야드)에서 열린 트러스트 골프 여자 스코틀랜드오픈(총상금 200만달러) 3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사흘 합계 13언더파 203타를 친 그는 릴리아 부(24·미국)와 함께 공동 5위로 최종 라운드를 시작한다. 15언더파 201타를 쳐 공동 선두 그룹을 형성한 뉴질랜드 동포 리디아 고(25)와 셀린 부티에(29·프랑스)에게 2타 뒤졌다.
메이저대회 AIG여자(브리티시)오픈의 전초전으로 불리는 이 대회는 스코틀랜드에서 열리지만 LPGA투어와 레이디스 유러피언투어(LET)가 공동 주관한다. 이 때문에 지은희가 우승하면 자신이 보유한 한국 선수 LPGA투어 최고령 우승 기록을 경신할 수 있다.
20대 때 2승에 그쳤으나 30대에 접어든 뒤 4승을 쓸어 담은 지은희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강해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는 2008년 웨그먼스 대회에서 첫 승을 차지한 뒤 2009년 US여자오픈에서 정상에 섰다. 하지만 8년 넘게 우승이 없으면서 그저 그런 선수로 남을 위기도 있었다.
우승 물꼬는 30대 초반이었던 2017년에 다시 텄다. 그해 10월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세 번째 우승을 차지하더니 2018년 기아 클래식, 2019년 다이아몬드 리조트 토너먼트를 제패하며 3년 연속 우승을 챙겼다. 지난 5월엔 LPGA 매치플레이에서 통산 6승째를 거뒀다. 그때 한 우승이 LPGA투어 한국 선수 최고령 우승(36세 17일)이다. 퍼팅이 빛났다. 전반 9개 홀을 보기 1개로 마친 지은희는 10번홀(파4)에서 약 4m 버디 퍼트를 넣었다. 12번홀(파4)에서도 비슷한 중거리 버디 퍼트를 밀어 넣고 타수를 줄였다. 지은희는 “여기서는 안전하게 치는 게 중요하다. 지키는 플레이를 하겠다”고 했다.
올해 1월 게인브리지 LPGA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는 2016년 이후 6년 만에 ‘다승’을 노린다. 그가 한 해에 2승 이상을 거둔 건 2016년(4승)이 마지막이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