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하락세가 장기화하면서 개미들의 속이 타들어가고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생업에 타격이 가는 수준까지 이르렀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습니다. 증권가에서는 떨어질 때마다 ‘삼전 무한 물타기’를 할 것이란 펀드매니저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29일 삼성전자는 0.81% 내린 6만1400원에 마감했습니다. 지난 4월 저점 대비 10% 올랐지만 상처 입은 개미들을 달래기는 역부족입니다. 평균 8만원 전후에 매수한 개미들은 20~30%의 손실을 보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하락이 1년 넘게 이어지자 개미들은 숨겨놓은 악재가 있는 것 아니냐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같은 우량 종목이 이렇게 떨어지는 것을 납득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한 삼성전자 투자자는 “코스피에 상장된 것이 원죄인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는 대표 국민주로서 국민 재산 형성에 막대한 기여를 했습니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660원(50대 1 액면분할 적용)이었던 삼성전자는 25년간 100배 가까이 올랐습니다. 개별 종목으로 삼성전자 같이 꾸준히 시세를 낸 종목은 한국에 없습니다.
하지만 작년 급등장에 신규 진입했던 개미들은 인고의 시간을 견디고 있습니다. 연봉 3000만원 중소기업 직원이라 소개한 한 투자자는 “남자친구도 없고 그나마 있는 돈이 카카오 14층과 삼성전자 8층에 물려있다. 한강 가야 하나 고민”이라고 말했습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삼성전자 휴대폰과 주식 투자를 비교한 설문이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차라리 삼성전자 휴대폰을 사는 것이 감가상각이 덜 적을 것이란 얘기입니다. 작년 10만전자를 기대하며 삼성전자에 ‘올인’하던 분위기와는 달라졌다는 평가입니다.
증권가에서는 오히려 기회로 보고 있습니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삼성전자가 떨어지면 계속 사들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자산운용사 대표는 삼성전자를 부정적으로 바라보기에는 장점이 너무 많다고 강조했습니다. 시가총액(366조원)의 34%를 차지하는 현금 보유고가 대표적입니다. 1분기 말 기준 삼성전자는 124조664억원의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124조원이면 TSMC를 제외하고 비메모리 반도체 업체 대부분을 인수할 수 있는 금액”이라고 했습니다. 여기에 더해 순이익으로 매년 30조~40조원을 벌어들이고 있고, 이중 10조원을 주주들에게 배당으로 지급하고 있습니다.
운용사 대표는 삼성전자가 개미들 주식으로 불리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습니다. 외국인 보유 비중이 49.84%에 달하기 때문입니다. 운용사 대표는 “외국인이 한국 주식시장에 돌아온다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부터 사들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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