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8일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를 만나 이른바 '문자 유출 사태' 관련 "며칠간 고생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를 '내부 총질 당대표'라고 표현한 내용의 메시지가 권 대행의 휴대전화를 통해 언론에 포착된지 이틀 만이다.
이날 윤 대통령과 권 대행은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열린 차세대 이지스 구축함 '정조대왕함 진수식'에 참석하는 길에 장시간 대화를 나눴다. 한 여당 관계자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권 원내대표에게 '문자 때문에 언론에 계속 (기사가) 나서 혼나지 않았냐'며 '해프닝인데 고생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그간의 노고에 대한 격려와 위로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성남공항과 울산공항을 오가는 약 2시간 동안 대통령 전용기에서 권 대행과 김기현·박성민 의원, 박형수 원내대변인 등과도 다양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대화에 참석한 한 인사는 연합뉴스에 "윤 대통령과 권 대행 사이는 평소와 다를 바 없었다. 권 대행을 계속 신뢰하는 분위기였다"고 개인적인 느낌을 전했다. 또 다른 참석 인사는 "시종일관 웃고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통상적인 이야기를 했다. 어색한 분위기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이날 정조대왕함 진수식에는 윤 대통령 내외와 권 대행을 비롯한 김기현 의원, 안철수 의원 등 차기 당권주자가 한 자리에 모였다. 김 의원은 울산이 지역구다. 안 의원은 해군 출신이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논란의 문자 내용을 올려 윤 대통령을 저격한 것으로 해석되는 유승민 전 의원도 참석했다. 유 전 의원은 9년전 국회 국방위원장 시절 이지스 구축함 예산을 관철시켰다. 다만 유 전 의원은 본식 후 곧바로 행사장을 떠나 윤 대통령과 직접 만나지 않았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