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양대 화장품 업체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의 올 2분기 실적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중국 내 대도시 봉쇄의 직격탄을 맞아 크게 악화했다. 현지 영업은 물론 물류와 통관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온라인 판매 실적도 악영향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모레퍼시픽은 컨센서스(증권업계 추정치 평균)를 크게 밑도는 2분기 실적을 공개하자 주가가 10% 가까이 급락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분기 195억원의 영업손실을 내 적자 전환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실적 발표 전 컨센서스는 영업이익 489억원이었다. 아모레퍼시픽이 분기 영업적자를 낸 것은 2020년 4분기 이후 여섯 분기 만이다. 2분기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19.6% 감소한 9457억원에 머물렀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상반기에 중국 주요 도시가 봉쇄된 게 타격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상반기 전체로는 아모레퍼시픽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3.1% 줄어든 2조1108억원, 영업이익은 48.2% 급감한 1385억원을 기록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중국 내 주요 도시 봉쇄가 물류, 통관까지 영향을 주면서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 실적에도 악영향을 줬다”고 설명했다.
중국이 포함된 아시아에서는 매출이 33.2% 줄어든 2972억원에 그쳤다. 북미에서는 ‘설화수’가 아마존 등 신규 전자상거래 채널에 입점한 효과로 매출이 66% 늘었다. 실적 쇼크로 인해 주가도 급락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아모레퍼시픽은 1만4000원(9.89%) 떨어진 12만7500원에 장을 마쳤다.
LG생활건강도 중국 주요 도시 봉쇄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쪼그라든 것으로 집계됐다. LG생활건강은 올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7.9% 감소한 1조8627억원, 영업이익은 35.5% 줄어든 2166억원에 머물렀다고 이날 발표했다. 이는 컨센서스(매출 1조7427억원, 영업이익 2014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시장 예상치의 절반 수준에 그친 1분기보다는 충격이 덜했지만, 글로벌 인플레이션과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지 못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3월 말부터 중국에서 외출 금지, 매장 영업 중단, 제품 출하 제한 조치가 시행되며 2분기 내내 중국 현지 사업에 큰 영향을 줬다”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원자재 가격이 올라 비용 부담도 가중됐다”고 말했다.
한경제 기자 hank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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