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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담배로 대박 낸 이랜텍, 로봇·ESS 신사업 '무한확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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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시장 상장사 이랜텍은 오는 8월 경기 화성 본사에서 로봇용 배터리팩 양산을 시작한다. 이 배터리팩은 손정의 회장의 소프트뱅크가 투자한 미국 실리콘밸리 기반 로봇 제조업체 베어로보틱스의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에 장착될 예정이다. 배터리팩 충전에 필요한 무선충전기도 함께 제작해 공급한다. 이해성 이랜텍 대표는 “배터리팩 기술 초격차를 벌려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고 27일 밝혔다.


이랜텍은 1982년 설립된 배터리팩 전문기업이다. 배터리팩은 여러 배터리셀을 묶어 만든 전자부품으로 다양한 전자제품에 안정적으로 전원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스마트폰 배터리팩 업체로 출발한 이랜텍은 2020년 말 전자담배 기기 제조를 시작한 데 이어 가정용 에너지저장장치(ESS), 로봇 등 전방산업을 빠르게 다변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로봇용 배터리팩과 충전 시스템은 다음달 양산해 공급을 시작한다. 베어로보틱스가 우리나라 내수용으로 생산한 로봇 대수는 작년 1000대에서 올 상반기 3000대로 불어났고 하반기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랜텍은 굴지의 전자기업과 별도의 로봇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올 상반기에는 가정용 ESS도 새 먹거리로 확보했다. ESS는 전기를 저장한 뒤 필요할 때 공급해 에너지 효율을 높여주는 제품이다. 이랜텍은 국내 전자 대기업 L사와 손잡고 미국 및 유럽의 가정용 ESS 시장을 7월부터 공략하기 시작했다. 세계 최대 규모인 미국의 가정용 ESS 시장은 2020년 10만 대에서 2024년 18만 대로 연평균 15.8% 성장할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보고 있다. 미국 정부가 전력 품질 개선을 위해 신축 주택을 대상으로 ESS 설치를 권고하고 100%에 가까운 보조금을 지급하는 게 시장을 키우는 원동력이다. 이를 겨냥해 이랜텍은 3원계 ESS 기준으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미국 안전기준인 ‘UL 인증’을 획득했다. 미국은 주별로 ESS의 UL 인증을 의무화하는 추세다.

KT&G에 공급하는 전자담배 기기 시장 지배력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기기 양산을 시작한 첫해인 2020년 80억원대에 이어 지난해 1000억원대로 관련 매출이 늘어났다. 올 2월엔 KT&G와 3700억원 규모 공급 계약을 맺었다. 계약 물량은 연내 모두 소화할 전망이다. 생산량이 증가함에 따라 이랜텍 전체 매출에서 전자담배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 1분기 28%에서 2분기 30% 이상으로 높아졌다. 3분기에도 증가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성장동력이 확충되고 기존 일감도 늘면서 이랜텍은 올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하나증권은 올해 이랜텍이 매출 1조2235억원, 영업이익 1019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작년 실적은 매출 7635억원, 영업이익 342억원이다. 올 1분기엔 매출 2797억원, 영업이익 257억원을 달성했다. 2분기 실적은 1분기와 비슷한 수준인 것으로 증권업계는 추정했다.

화성=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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