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호예수 해제와 2분기 실적 부진 등의 영향으로 하락 중인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수급 충격과 당분간 주가 변동성이 예상된다면서도 하반기 수익성 회복에 따라 안정적인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7일 오후 2시25분 기준 LG엔솔은 전일 대비 3500원(0.89%) 내린 39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 초반 소폭 올랐던 LG엔솔은 기관의 강한 매도세가 이어지며 하락 중이다.
이날 LG엔솔은 6개월 의무보유확약으로 묶였던 기관 물량 996만365주에 대한 보호예수가 해제된 영향으로 주가가 하락하고 있다.
의무보유확약이란 기관이 신규 상장기업의 공모주를 많이 배정받는 조건으로 일정 기간 팔지 않고 보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날 시장에 풀린 기관 물량은 LG엔솔 전체 상장 주식의 4.26% 규모다. 전날 종가(39만4000원) 기준 3조9242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여기에 최대주주인 LG화학의 보유 물량 1억9150만주(81.84%)에 대한 보호예수도 이날 풀렸다. LG화학의 물량이 시장에 풀릴 가능성은 희박하다. 하지만 당장 매도 물량이 쏟아지지 않더라도 오버행(잠재매도 물량) 부담에 주가는 하방 압력을 받고 있다.
이날 발표된 2분기 실적도 주가 하락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LG에너지솔루션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19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3%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줄어든 5조706억원으로 집계됐다.
다만 증권가에선 이 같은 하락은 단기적이라고 보고 있다. 하반기 시장이 유럽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호재로 받아들일 재료가 많아서다.
LG엔솔은 전날 중국 최대 코발트 정련업체 화유코발트와 함께 중국에 배터리 재활용 전문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 합작사는 중국에 세워지는 첫 한중 합작 배터리 리사이클 기업이다. 양사는 폐배터리 등에서 양극재의 주원료로 사용되는 니켈과 코발트, 리튭을 추출하며, 이들 원재료는 LG엔솔의 난징 생산공장에 공급된다.
권영수 LG엔솔 부회장은 "지속 가능하고 안정적으로 배터리 공급망을 유지하려면 배터리 전 생애 주기를 관리하는 자원 선순환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라며 "배터리 리사이클 역량 확보를 통해 원재료 공급 안정성과 원가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세운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에 미국 정부가 3조원 대출을 지원하는 점도 긍정적인 요인이다.
전창현 대신증권 연구원 "미 정부 지원이나 중국 배터리 재활용 합작사 영향은 매출 증가에 미미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주가에 미치는 영향도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면서도 "이 회사의 하반기는 좋을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수요가 상반기 부진했는데 하반기엔 개선될 것으로 예상되고, 테슬라로의 공급 물량도 연말로 갈수록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어 실적 측면에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엔솔은 이날 올해 예상 매출 전망치를 22조원으로 상향했다고 공시했다. 지난 2월 수립한 전망치(19조2000억원)에서 2조8000억원 높여 잡았다. 예상 투자금액(Capex)도 기존 6조3000억원에서 7조원으로 늘린다고 밝혔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