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아트페어 ‘어반브레이크’. 전시장 안은 쩌렁쩌렁하게 울리는 리듬감 넘치는 힙합 음악으로 가득 찼다. 120개의 전시 부스는 작품을 구경하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대다수 작품에 ‘판매 완료’를 의미하는 빨간색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어반브레이크는 아트페어 기간(21~24일)에 멧 곤덱, 니콜라스 블레이크 등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완판’(완전판매)됐다고 25일 발표했다. 올해로 3회째인 어반브레이크는 아시아 최대 규모의 어반·스트리트 아트페어다. 디지털 벤처기업 어반컴플렉스가 웹툰, 타투, 그라피티, 아트토이 등 서브컬처(하위문화) 작품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기획했다. 올해는 국내외 작가 450명이 3000점이 넘는 작품을 선보였다. 이 기간 어반브레이크를 방문한 관람객은 5만 명이 넘었다.
올해 하이라이트는 세계적 팝 아티스트 멧 곤덱의 부스였다. 곤덱은 미키마우스, 심슨, 키티 등 귀여운 만화 캐릭터의 모습을 갈기갈기 찢은 듯한 그라피티를 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번 아트페어에선 만화 캐릭터 ‘핑크팬더’ 두 마리가 서로를 껴안고 있는 듯한 레진 아트토이를 선보였다. 그는 “서로를 부둥켜안고 있지만 사실은 다른 생각을 하는 캐릭터를 통해 사람들의 복잡한 관계를 표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국내 한정판으로 제작한 아트토이 100점은 아트페어 기간 모두 판매됐다.
미국의 10세 ‘천재 소년’ 니콜라스 블레이크의 회화 작품 18점도 모두 판매됐다. 그는 용, 호랑이 등 신화적 생명체를 화려한 색감과 이미지로 표현한 작품을 선보였다. 블레이크가 아시아 지역에서 개인전을 연 건 이번이 처음이다.
장원철 어반브레이크 대표는 “해외 작가를 국내에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작가들이 해외에서 활동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겠다”고 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