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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휩싸인 미국에서 음식점과 주류 판매점이 얼음이 담긴 냉음료 제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코로나19 유행 완화로 인한 야외 활동 증가와 더위가 맞물리면서 급증한 음료용 제빙기 수요를 공급 업계가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서다.

24일(현지시간) 투자정보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미국 뉴욕에 있는 레스토랑 업체인 베란다는 지난 3월부터 고품질 음료용 제빙기 구매에 나섰지만 아직 제품을 배달받지 못했다. 임시방편으로 저가 제빙기를 구매했지만 얼음을 만드는 데 오래 걸리고 얼음 알갱이가 세밀하게 갈려 나오지 않아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음료 품질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에 있는 주류 판매점인 바로레타도 제빙기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마이클 네프 바로레타 이사는 “내년 여름은 돼야 제대로 쓸 수 있는 제빙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냉음료 업체가 제빙기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것은 미국 동북부를 덮친 폭염으로 수요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날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 보스턴의 최고 기온은 화씨 100도(섭씨 37.8도)까지 올라갔다. 7월 24일 기온으로는 이전 최고 기록이었던 1933년(섭씨 36.7도) 수치를 넘어섰다. 이날 체감기온 섭씨 39.4도 이상의 열기에 노출된 미국인은 7100만 명으로 추산됐다.

무더위는 냉음료를 만드는 데 쓰는 제빙기 수요 급증으로 이어졌다. 미국 주요 제빙기 업체 중 하나인 프로스티팩토리는 올여름 들어 제빙기 판매량이 평년 대비 세 배 수준으로 뛰었다. 히스 윌리엄스 프로스티팩토리 사장은 “지난해 11월 주문을 접수한 제빙기 공급을 최근에야 시작했다”며 “공급망 문제로 제빙기에 들어가는 전기 모터 등 부품 확보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완화도 제빙기 몸값을 뛰게 만들었다. 야외 활동이 늘어나면서 더위를 식혀주는 냉음료 판매가 예상보다 큰 폭으로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마켓워치는 “새로 개업하는 식당이나 주류 판매점 등이 제빙기를 못 구해 발을 구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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