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책을 자주 읽는 학생이 디지털책을 자주 읽는 학생보다 독해 시험에서 학업성취도가 높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발간하는 교육 월간지 ‘피사 인 포커스’는 지난 12일 ‘디지털 세상은 종이책에 대한 접근성을 양극화시키는가?’라는 주제의 연구를 발표했다.
이 연구에 따르면 ‘종이책을 디지털책보다 더 자주 읽는다’고 답한 학생들은 ‘책을 전혀 또는 거의 읽지 않는다’고 답한 학생들에 비해 2018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독해 시험에서 70점을 더 받았다. 반면 ‘종이책과 디지털책을 동일하게 자주 읽는다’는 학생은 50점, ‘디지털책을 더 자주 읽는다’고 답한 학생은 15점을 더 받는 데 그쳤다. 보고서는 “독해를 잘하는 학생은 주로 학교 과제를 위해 뉴스나 정보를 검색할 때 디지털 기기에서 읽기 활동을 한다”며 “반면 책을 읽을 때는 종이 형태를 선호하거나 종이책과 디지털책 간 균형을 맞추는 경향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집에 몇 권의 책이 있는지와 학생들의 읽기 습관에서도 상관관계가 나타났다. ‘종이책을 더 자주 읽는다’는 학생들은 집에 평균 195권의 책을 갖고 있었다. 반면 ‘종이책과 디지털책을 동일하게 읽는다’는 학생은 179권, ‘디지털책을 더 자주 읽는다’는 학생은 131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었다. ‘거의 책을 읽지 않는다’는 학생의 집에는 평균 113권의 책이 있었다.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학생들은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비해 절반 수준의 책만 접할 수 있다. 경제적 수준이 상위 25%인 학생은 평균 215권의 종이책을 이용할 수 있지만, 하위 25% 학생이 접하는 책은 그 절반인 107권에 그쳤다.
보고서는 “얼마나 많은 종이책을 이용할 수 있는지에 따라 학생들의 읽기 능력, 독서 흥미가 달라진다”며 “사회가 급속도로 디지털화하고 있지만 모든 학생이 동일하게 종이책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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