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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칩4 동맹' 중 한국만 물고 늘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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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구상 중인 반도체 공급망 동맹인 '칩4' 대상국인 한국, 일본, 대만 중에서 중국은 유독 한국을 견제하고 있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최근 매일같이 관련 기사와 사설을 쓰고 있다. 중국이 한국의 칩4 참여를 유독 경계하는 이유는 뭘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3일 중국의 '반도체 굴기' 전략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높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한국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빼고선 '2025년 반도체 자급률 70%'라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중국은 반도체 자급률을 계산할 때 자국 내에서 생산하기만 하면 그 기업이 중국인지 외국인지를 따지지 않는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 자급률은 2011년 12.7%에서 2020년 15.9%, 2021년 16.1%로 올라갔다. 자급률이 상승하긴 했지만 '2025년 70%'와 는 아직 거리가 멀다. 특히 중국 기업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6.6%에 그쳤다.

반도체는 크게 연산을 담당하는 시스템반도체와 기억장치인 메모리반도체로 구분한다. 시장 규모는 각각 70%와 30%를 차지한다. 시스템반도체는 그 반도체를 장착하는 제품별로 맞춤형 스펙을 갖춰야 하기 때문에 설계 업체(팹리스)와 생산 업체(파운드리) 간 분업이 일반적이다. 반면 메모리반도체는 제품 종류가 적은 대신 생산 역량이 중요해 설계부터 생산까지의 일관 공정을 한 기업이 갖추는 경우가 많다.

중국은 시스템반도체가 메모리반도체에 비해 발전한 상황이다. 예컨대 화웨이는 최고급 스마트폰의 두뇌인 AP(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의 설계를 자회사인 하이실리콘이 담당하도록 하고 생산은 대만 파운드리인 TSMC에 맡겨 왔다. 하이실리콘은 애플이나 삼성에 버금가는 7나노급 AP를 설계한다. TSMC와의 거래가 끊기더라도 세계 5·6위 파운드리인 자국 중신궈지(SMIC)나 화훙반도체가 일부 대체할 수 있다.

반면 메모리 부문에선 선두주자로 꼽히는 창장춘추(양츠메모리)나 창신메모리의 기술이 삼성이나 SK하이닉스에 2세대가량 뒤처져 있고 시장점유율도 미미한 상황이다. 중국 메모리반도체의 70%를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대체할 타자가 없다는 얘기다.

특히 메모리 기대주로 꼽혔던 창장춘추는 모기업인 칭화유니그룹이 파산·구조조정을 겪으면서 투자가 지체되고 있다. 칭화유니는 최근 소속이 칭화대에서 베이징 국유 펀드로 바뀌었다. 업계에선 창장춘추가 향후 10년간 5000억위안(약 97조원) 이상을 투자해야 정상적인 메모리반도체 기업이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SCMP는 또 기술 이전 가능성의 차단도 중국이 우려하는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김양팽 산업연구원 연구원은 "중국에 있어 한국은 핵심 반도체 공급처일 뿐 아니라 중국 관점에서 장기적으로는 기술을 이전받을 수 있는 상대로 본다는 점에서 특히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 공산당 관영매체인 글로벌타임스는 23일 윤석열 대통령이 공급망 문제와 관련한 중국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한 '적극적 외교'를 주문했다는 보도를 인용하며 "이 문제에 대한 윤 대통령의 신중함은 한국이 칩4 참여의 득실을 조심스럽게 계산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보도했다. 또 "한국이 최대 교역 상대인 중국에 대한 미국의 기술 분야 견제에 맹목적으로 참여할 경우 수출 중심의 한국 경제는 큰 타격을 받을 것이라고 관측통들은 말한다"고 썼다.

중국 관영매체들은 최근 지난 18일부터 하루가 멀다 하고 한국의 칩4 참여를 견제하는 기사 또는 사설을 싣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사설에서 "지난해 한국의 반도체 수출 1280억 달러 가운데 중국과 홍콩에 대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60%에 이른다"며 "이렇게 큰 시장과 단절하는 것은 상업적 자살행위나 다름없다"고 썼다. 중국 정부 당국도 외교부 및 상무부 대변인 브리핑 등 계기에 한국의 칩4 참여에 반대하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베이징=강현우 특파원 h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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