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사진)은 22일 이명박(MB) 전 대통령에 대한 ‘8·15 광복절 특별사면’ 가능성에 대해 “국민 정서만 본다면 현재에 치중하는 판단이 될 수 있다”며 “미래지향적으로 가면서 국민 정서를 신중히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대통령실 출근길 회견에서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많은데 고려하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윤 대통령은 “모든 국정이라고 하는 것은 목표, 헌법 가치 이런 것에 국민들께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이런 정서들이 다 함께 고려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나온 이 전 대통령 사면에 대한 부정적 여론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됐다. 특히 ‘미래지향적’이라는 기준을 제시한 것은 이 전 대통령의 사면 가능성을 열어놓은 취지로 해석됐다.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토마토가 전국 성인남녀 1022명을 대상으로 해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 반대 의견은 61.2%로 집계됐다. 찬성 의견(33.1%)보다 두 배 가까이 높았다. 반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사면에 대해선 찬성 의견이 64.0%, 반대는 29.8%로 조사됐다. 윤 대통령 국정 운영에 대해선 부정평가(67.2%)가 긍정평가(30.4%)를 크게 앞섰다.
정치권에선 윤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의 사면 단행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에도 “(MB를) 이십몇 년을 수감 생활하게 하는 건 안 맞지 않나”라고 언급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국방부와 통일부의 업무보고도 받았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지난 5월 대통령 취임사에서 밝힌 ‘담대한 계획’과 관련,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상응해 단계별로 제공할 수 있는 대북 경제협력과 안전보장 방안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보고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이 실질적인 비핵화를 수용할 경우 제시할 담대한 제안에 대해 현실성 있는 방안을 촘촘히 준비하라”고 지시했다.
국방부 업무보고에선 “한·미동맹 강화에 발맞춰 실기동 훈련을 정상화하는 등 연합훈련과 연습을 철저히 하라”고 당부했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공약이었던) 병사 봉급 200만원 인상을 차질 없이 추진해달라”고 했다.
김동현/좌동욱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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