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값이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 서초구만 유일하게 상승세를 나타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과 ‘똘똘한 한 채’ 수요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지만 비슷한 조건인 강남구 아파트값이 3주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과 대비된다.
2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초구는 이달 셋째주(18일 기준) 아파트값이 한 주 전보다 0.03% 올랐다. 지난 3월 셋째주 이후 18주 연속 상승세다. 이는 서울이 8주 연속 하락하는 등 전국 대부분 지역이 내림세로 돌아선 추세와 상반된 움직임이다. 강남권도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강남구는 0.02% 떨어져 3주 연속 하락했고, 송파 역시 0.02% 내려 9주째 약세를 보이고 있다.
서초구와 강남구의 가장 큰 차이는 토지거래허가구역 포함 여부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2년간 실거주해야 거래 허가를 받을 수 있다. 지난달 강남구 삼성·청담·대치동, 송파구 잠실동 일대 14.4㎢에 이르는 지역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재지정됐다.
부동산원 관계자는 “서초구는 반포주공1단지와 잠원동 동아 등 재건축 아파트가 강세였고 반포동 일대의 신축 아파트 중심의 ‘똘똘한 한 채’ 수요가 유지되고 있다”며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속한 강남에 비해 거래가 자유로운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는 서초구의 강세를 설명하기에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서초구 거래량이 다른 지역에 비해 많은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에선 올 들어 이날까지 499건, 서초는 489건, 송파는 409건이 거래됐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이 속한 강남 지역의 아파트 거래량이 더 많은 셈이다.
서초구 강세 원인을 파악하려면 신축 아파트 거래량에 주목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신축 아파트 거래량에서 서초구가 강남구를 압도한다. 강남구는 준공 5년 이내 신축 아파트 거래량이 올 들어 38건에 머무른 데 비해 서초구에선 109건이 이뤄졌다. 송파구는 72건이었다. 반면 준공 30년 이상 재건축 아파트 거래량은 강남구가 91건, 서초구가 77건이었다. 여경희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강남구는 주로 30년 이상 된 재건축 아파트 위주로 거래된 데 비해 서초구는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거래가 많았다”며 “재건축이 투자자 중심이라면 신축은 실수요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금리 인상기에 강남권에서 투자보다는 실수요가 가격을 주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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