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후임이 리시 수낵 전 재무장관, 리즈 트러스 외무장관의 2파전으로 압축됐다. 인도계인 수낵 전 장관이 당선되면 영국 최초의 소수 인종 총리가 탄생하게 된다. 트러스 장관이 당선되면 영국의 세 번째 여성 총리가 된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보수당은 20일(현지시간) 대표 경선 5차 투표를 해 최종 2인을 선출했다. 수낵 전 장관은 137표로 1위 자리를 유지했다. 그는 다섯 차례 경선에서 한 번도 1위 자리를 뺏긴 적이 없다.
깜짝 이변은 2위에서 일어났다. 경선 내내 3위이던 트러스 장관이 2위 자리를 지켜온 페니 모돈트 국제통상부 부장관은 꺾었다. 트러스 장관은 113표를 획득했다. 모돈트 부장관은 이날 105표에 그쳐 탈락했다. 수낵 전 장관과 트러스 장관은 모두 40대로 옥스퍼드대 출신이다.
수낵 전 장관의 가족은 1960년대 인도에서 영국에 이민했다. 수낵 전 장관은 옥스퍼드대와 스탠퍼드대를 거쳐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로 일했다. 2015년 총선을 통해 의회에 입성한 그는 코로나19 사태 때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펼쳐 주목받았다. 국내 경기 회복과 일자리 확보를 위한 공적 자금 지원을 계획했다. 존슨 총리의 퇴진을 이끈 인물이기도 하다. 수낵 전 장관이 사표를 던지며 내각의 사퇴 행렬이 이어졌다.
트러스 장관은 마거릿 대처 전 총리를 롤모델로 삼는 것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2010년 총선을 통해 의회에 입성한 그는 유럽연합(EU)과 러시아에 강경 노선을 취해왔다. 대표적인 감세 옹호론자이며 보수의 정통성을 대변하고 있다는 평가다. AP통신은 “사표를 던지기 전 전염병을 헤쳐 나가며 영국 경제를 이끈 수낵 전 장관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영국의 대응을 주도해온 트러스 장관이 맞붙게 됐다”고 전했다. 수낵 전 장관과 트러스 장관의 격차가 크지 않아 결과 예측이 어렵다는 분석이 많다.
두 후보는 6주간 TV 토론과 선거 유세를 하며 최종 당선자는 전체 당원 우편투표를 통해 결정된다. 보수당 당원은 16만~18만 명으로 추산된다. 최종 당선자는 의회가 여름 휴회기를 마치고 다시 열리는 9월 5일 발표될 예정이다. 영국은 통상 하원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는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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