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15일 밤 서울 종로3가역 부근에서 회식을 마친 A씨(29)는 하마터면 길거리에서 밤을 새울 뻔했다. 자정을 넘겨 끝난 회식 탓에 지하철 막차를 놓친 A씨는 택시 플랫폼을 이용하려고 했지만, 아무리 호출을 시도해도 잡히지 않았다. 10번 넘게 택시 호출을 시도한 끝에야 가까스로 택시를 잡은 그는 “지하철 첫차를 기다릴 각오까지 했다”고 말했다.
소비자들은 택시 플랫폼을 이용할 때 금요일, 늦은 밤, 짧은 거리를 이동할 경우 택시를 구하지 못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21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택시 플랫폼 이용자 가운데 과반인 52.7%가 ‘특정 시간대 배차 성공의 어려움’을 택시 플랫폼을 이용할 때의 가장 큰 불만으로 꼽았다. 평균 택시 호출 시도 횟수를 조사한 결과 요일별로는 금요일이 2.63회, 시간대로는 자정~오전 6시가 3.15회로 가장 많았다. ‘단거리 배차 성공의 어려움’이 불만이라고 답한 응답자도 52.6%에 달했다. 해당 설문조사는 지난 4월 22~29일에 걸쳐 최근 6개월간 택시 플랫폼을 이용한 경험이 있는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소비자들은 택시 플랫폼 이용 시 요금에 대한 불만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택시 플랫폼과 관련해 2018년부터 올해 3월까지 1372소비자상담센터에 접수된 소비자 불만은 483건이었다. 특히 ‘부당 요금 부과’가 34.4%(166건), ‘취소 수수료 과다’가 17.0%(82건)로 절반 이상이 요금 관련 불만이었다.
한 소비자는 호출한 택시를 취소했다가 5만 원의 취소 수수료를 지불한 경우도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자원 관계자는 “택시 플랫폼 7곳을 조사한 결과, 소비자가 호출한 택시를 취소할 경우에는 수수료를 내야 하는데 택시 운전기사가 취소할 땐 배상 규정이 없는 플랫폼도 있었다”며 규정이 불공정하다고 지적했다.
한국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택시 플랫폼 사업자에게 △취소 수수료 고지 강화 △예약 호출 취소 수수료의 합리적 조정 △사업자의 계약 불이행 시 손해배상 규정 마련 등을 권고하겠다고 밝혔다.
이광식 기자 bume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