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박민영 국민의힘 대변인의 공방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고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사적 채용 논란'에 반발해 1인 시위를 하자 20일 박 대변인은 "누가 보면 고민정 의원께서 공채로 청와대 대변인 되신 줄 알겠다"고 비꼬면서 공방은 시작됐다.
이에 고 의원은 "저는 문재인 대통령의 친인척도 아니고, 민간인 신분으로 대통령 순방에 따라간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박 대변인은 2017년 개그맨 김영철씨가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해 고 의원과 함께 찍은 사진을 올리며 "이것도 해명해보시라"고 다시 응수했다.
전날 고 의원은 오전 8시부터 약 1시간 동안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앞에서 '친인척·지인으로 가득 찬 윤석열 궁궐' '비서실장, 인사비서관·총무비서관 경질' '대통령 대국민 사과를 요구한다' 등 문구가 적힌 피켓을 들고 시위를 했다.
고 의원은 앞으로 매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1인 시위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그는 "대통령 순방에 민간인 수행 논란을 자초한 당사자인 인사비서관과 대통령 친인척과 지인 등 사적채용을 허용한 총무비서관, 모든 논란의 최종 결재권자인 비서실장의 책임을 물어 경질해야 마땅하다"고 촉구했다.
이에 박 대변인은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누가 보면 고 의원께서 공채로 청와대 대변인 되신 줄 알겠다"며 "'대통령의 숨결' 타령하며 대통령과의 사적 친분이나 과시하시던 분이 사적 채용을 문제 삼는 건 대체 무슨 자기 부정이란 말이냐"고 비판했다.
이에 고 의원은 20일 "이런 식으로 물타기를 한다고 해서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반박했다. 고 의원은 "'사적채용'에 대한 핵심 이슈는 민간인 수행원과 친인척 채용"이라면서 "전대미문의 사태에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대통령과 대통령실은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는 보려하지 않고, 법대로 하겠다며 윽박지르고 있다"며 주장했다.
이어 그는 "대통령실은 황씨 아들, 우씨 아들 등은 어떠한 과정과 절차를 거쳐 발탁되었는지 명확하게 설명해 달라"며 "친인척을 대통령실 2급 상당 선임행정관으로 채용한 것이 여전히 아무 문제 없다고 생각하는지 대통령이 직접 답해 달라"고 요구했다.
고 의원의 반박에 박 대변인은 "용산에 9급 별정직으로 채용된 강릉 청년도 대통령의 친인척은 아니다"면서 "언제부터 사적 채용의 기준이 친인척 여부였나"고 물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누군가의 추천과 압력이 있었다면 불공정한 사적 채용'이라고 비판하시더니, 왜 말이 바뀌느냐"며 "'나만 아니면 된다'는 교묘한 구분 짓기로 슬쩍 빠져나가려는 술수 아니냐"라고 했다.
또 개그맨 김영철씨가 고 의원과 2017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차 독일 방문을 위해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용기에 동승했을 당시 언론보도 사진을 올리며 ""민간인 신분으로 대통령 전용기에 탄 적 없다"는 고민정 의원께선 이것도 해명하시라"면서 "청와대가 국가 행사에 민간인을 초대해 전용기에 태운 걸로 모자라 셀카까지 공개됐는데, 민주당식 논리로 심각한 국기문란 아닌가"라고 비판을 이어갔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