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사업 본격 확대하는 쿠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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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불 보장 서비스가 적용되는 대상은 쿠팡 트래블에 입점한 6000여 개 펜션 상품이다. 숙박 플랫폼은 소비자가 플랫폼을 통해 펜션을 예약하면 돈이 우선 플랫폼사에 입금되고, 숙박 일정이 끝난 뒤 하루나 이틀 뒤 펜션 업주에게 수수료를 제외한 금액이 전달되는 구조로 운영된다.
쿠팡은 이런 과정에서 예약이 취소되더라도 펜션 업주에게 판매 예정 금액을 입금해줄 방침이다. 숙박 플랫폼업계 관계자는 “쿠팡이 100% 환불 서비스를 시행한다면 상당한 손해를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은 2010년 출범 때부터 트래블 전용관을 개설했지만, 작년까지만 해도 서비스 확대에 적극적이지 않았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숙박 등 여행업이 워낙 민원이 많은 분야여서 자칫 트래블 서비스가 쿠팡의 브랜드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
혁신이냐, 생태계 교란이냐
쿠팡이 트래블 등 그간 지지부진했던 ‘미운 오리’에 눈을 돌리게 된 데엔 재무구조 개선이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약 22조원의 매출을 거둔 쿠팡은 올해 핵심 사업인 상품 유통(리테일) 부문에서 사상 첫 흑자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쿠팡 트래블의 이번 서비스가 배달 시장에서처럼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지에 대해선 관측이 엇갈린다. 100% 환불에도 불구하고, 다른 숙박 플랫폼과 동일한 가격에 펜션 상품을 팔 수 있다면 쿠팡 트래블이 다크호스로 부상할 가능성이 크다는 긍정론이 있다. 쿠팡 트래블 관계자는 “100% 환불 보장 상품은 기존의 경쟁력 있는 가격 그대로, 위약금 부담 없이 유동적인 여행 스케줄 조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고객 경험을 긍정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태계 전체를 교란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여러 군데 펜션을 예약해놓고 하루 전 최종 선택하는 소비자가 많아질 경우 휴가철 펜션 예약이 더 힘들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대표적이다.
일부 펜션 업주가 쿠팡의 환불 서비스를 악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방 하나에 예약을 여러 개 받아 놓고, 소비자에게 취소를 종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쿠팡 트래블이 이런 시장 교란 행위를 걸러내는 데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수반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펜션 업주들이 쿠팡에 지급하는 수수료가 늘어나는 것도 부담 요인이다. 업계 관계자는 “수수료를 2%가량 올린다는 공지가 펜션업체들에 통보된 것으로 안다”고 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