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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디섐보, '4퍼트' 한 까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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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메이저 대회 1승을 포함해 7승을 거둔 브라이슨 디섐보(29·미국·사진)는 티잉 에어리어 못지않게 그린 위에서도 뛰어난 선수다. 그의 올해 PGA투어 퍼팅 이득 타수는 0.415타. 리브 골프 인비테이셔널 시리즈 출전을 위해 PGA투어에서 탈퇴하지 않았다면 이 부분 공식 순위에서 20위권에 있었을 선수다.

그런 디섐보가 한 홀에서 ‘4퍼트’를 하는 실수를 범했다. 16일(현지시간) 영국 스코틀랜드 파이프주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에서 열린 남자골프 메이저대회 디오픈 3라운드 16번홀(파4)에서 그는 ‘2온’에 성공하고도 네 번의 퍼트 끝에 더블 보기를 기록했다.

버디 찬스가 더블 보기로 돌변한 이유는 그가 서 있는 곳에서 홀까지 거리가 35m에 달했기 때문이다. 프로 대회가 열리는 골프장을 통틀어 좀처럼 보기 힘든 거리다. 디섐보는 퍼터로 힘껏 세 번째 샷을 쳤지만 공은 6m나 짧았다. 파 퍼트 역시 홀을 외면했고 약 2m 거리의 보기 퍼트마저 들어가지 않았다. 디섐보는 결국 ‘4퍼트’ 만에 이 홀에서 벗어났다.

이런 비정상적인 퍼팅 거리가 남았던 이유는 16번홀이 2번홀(파4)과 그린을 나눠 쓰는 ‘더블 그린’이었기 때문이다. 클럽하우스에서 출발해 9번홀(파4)까지 갔다가 다시 클럽하우스로 돌아오는 형태로 설계된 이 코스에서 한 그린을 나눠 쓰는 홀은 모두 14개다. 따라서 총 7개의 더블 그린이 존재하고 그린 크기도 상상을 초월한다. 미국 골프위크에 따르면 올드코스 그린의 평균 넓이는 2068㎡에 달한다. 평균 넓이가 325㎥인 페블비치 골프 링크스보다 7배 가까이 넓다.

디섐보는 이날 16번홀을 제외하면 완벽에 가까운 플레이를 펼쳤다. 352야드 길이의 9번홀(파4)에선 ‘원 온’에 성공한 뒤 약 10m 길이의 이글 퍼트를 넣었다. 이글 1개와 버디 5개, 더블 보기 1개를 적어내 5타를 줄였고, 합계 6언더파 210타 공동 18위로 3라운드를 마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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