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십리역 교통 인프라를 적극 활용해 민간기업을 유치하고 지역경제를 살리겠습니다.”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14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교통 요충지인 왕십리역 일대에 공공기관이 밀집해 있어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개발이 진행되지 못했다”며 “공공기관을 다른 지역으로 이전하고 빈자리에 대기업 본사와 하이테크·신흥벤처기업 등을 유치해 성동구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왕십리역 주변은 역세권 일반상업지역으로 최고 50층 높이의 빌딩을 건축할 수 있지만 행정기관이 들어차 기업이 입주할 부지가 없었다. 왕십리역 일대에 몰려 있는 구청사, 경찰서 등을 인근 소월아트홀 터로 옮겨 질 높은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신행정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정 구청장은 “도시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경제 성장이고, 지역경제의 핵심은 곧 기업”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구청사와 왕십리광장 일대 21만4876㎡에 최고 50층 규모 빌딩이 들어서는 복합 비즈니스 타운을 조성할 계획이다. 그는 “일자리 5000개를 만드는 등 임기 4년간 민간부문 일자리 총 3만5000개를 창출해 내겠다”고 강조했다.
서울지하철 2·5호선과 경의중앙·수인분당선이 지나는 왕십리역은 연간 환승객만 1억8000만여 명에 달한다. GTX-C노선과 동북선 경전철까지 들어오면 수도권~서울 30분대 생활권이 형성돼 출퇴근 시간이 크게 단축된다. 그는 “취득세·재산세 감면과 용적률 인센티브 등으로 정보기술(IT)·벤처기업들이 성동구로 몰리고 있다”며 “왕십리역 일대까지 상업지구로 탈바꿈한다면 성동구의 경쟁력은 한층 더 높아질 것”이라고 했다. 무신사·쏘카·SM엔터테인먼트 등은 이미 성수동에 자리 잡았다. 내년에는 게임업체 크래프톤이 성수동 이마트 본사 건물에 입주한다.
성수전략정비구역 개발 계획도 밝혔다. 정 구청장은 “성수동 일대 최대 주거 배후지인 성수전략정비구역에 50층 규모의 주상복합을 건축해달라는 주민들 뜻에 따라 신속히 정비사업을 추진할 것”이라며 “도시계획은 광역과 기초자치단체의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기 때문에 오세훈 서울시장과 적극적으로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성수전략정비구역에는 2040 서울도시기본계획에 따라 35층 규제가 폐지되면 50층 아파트까지 들어설 수 있다. 그는 “경의중앙선과 2호선의 지상선 구간으로 주변 상권이 침체돼 왔다”며 “새로운 발전 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선 지하화 작업을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복합문화시설 조성에도 나선다. 정 구청장은 “성수동을 관광과 문화가 어우러진 곳으로 만드는 게 목표”라며 “삼표레미콘 부지와 서울숲 승마장 부지 등에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복합시설인 오페라하우스를 세우겠다”고 했다. 이어 “서울숲과 한강 합류부 등 수변이 어우러진 문화관광 타운으로 전 세계 관광객이 모이는 명소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
도심 개발과 함께 사회적 약자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사회적, 경제적, 신체적 약자들을 소외시키지 않고 품어야 한다는 포용도시의 가치는 최소 20년 동안 추구해야 하는 도시 이념”이라며 “성동구의 캐치프레이즈인 ‘스마트포용도시 성동’도 이런 뜻에서 이름을 붙이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마트포용도시 실현은 장애인과 약자들만 이득을 보는 것이 아니라 사회 구성원 모두가 편리해지는 방향”이라며 “장애인을 위한 리프트와 엘리베이터 설치는 노인과 일반 시민의 이용 편의까지 높여준다”고 했다. 성동구가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스마트 쉼터와 스마트 횡단보도가 대표적이다.
■ 약력△1968년 전남 여수 출생
△여수고
△서울시립대 경제학과
△한양대 사회복지학 석사
△한양대 도시개발경영학 박사
△임종석 국회의원 보좌관
△성동구도시관리공단 상임이사
△노무현재단 기획위원
△한양대 경영대학 특임교수
△민선 6·7기 성동구청장장강호/이정호 기자 callm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