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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아파트 불패' 신화…하반기부터 본격 조정 시작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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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아파트 가격변동률은 부동산114 기준으로 전국 0.24%, 수도권 0.29%, 5대 광역시 -0.17%, 그 외 지역은 0.55%를 기록했다. 외견상 상승세를 보였다. 하지만 지역별로 희비가 엇갈린다. 지난해 말보다 인천, 대구, 대전, 세종시가 하락했고, 그 외 지역도 하락세가 확산하고 있다. 서울은 올 1월 은평구가 처음 하락한 뒤 6월에는 10개 구의 아파트값이 내렸다. 경기도 역시 지난달 12개 지역의 아파트값이 하락했다. 지난 2년간 전국 평균 42.5% 상승하며 떨어질 것 같지 않던 아파트값이 올해 들어 빠르게 조정받고 있는 셈이다. 재고 주택뿐 아니라 분양시장에서도 미분양 물량이 증가하고 있다.

이처럼 아파트 시장이 급반전한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상반기 세 차례 인상한 데다 하반기에 더 오를 가능성이 커지면서 투자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아파트 가격 하락 우려로 매수세가 줄어들고, 규제 완화로 다주택자의 주택 처분이 쉬워지면서 부동산 시장에 매물도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물가 상승, 주가 및 비트코인 가격 하락 등 경제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전자산이라고 믿었던 아파트에 대한 믿음도 흔들리고 있다.

하반기에는 최근 2~3년간 단기 급등한 지역, 공급물량이 많은 지역, 지역 내 선호도가 낮은 단지를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아파트값이 조정될 전망이다. 금리가 오르면서 수요가 줄어들고, 거래량 감소로 인해 거래 가격도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완화는 아파트 가격 상승기에는 가격 오름세를 부추기지만, 하락기에는 이익 실현 매물이 시중에 나오면서 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친다. 공급 측면에서도 올해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52만8000가구로 부동산 공급물량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가장 많다. 물론 서울 인기 지역의 아파트 공급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최근 1~2인 가구를 위한 오피스텔과 도시형 생활주택 등 소형 주거용 부동산의 공급물량도 적지 않았다.

실제 아파트값 하락이 체감되는 시점부터 매물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올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 가격이 하락했던 2008~2013년의 경우 서울에서는 공급물량이 많고 가격 상승폭이 컸던 강남권부터 하락해서 강북권, 그 외 지역으로 확산했다. 경기도 역시 용인시, 과천시, 성남시 등 가격 상승폭이 컸던 지역부터 빠져 김포시, 파주시, 고양시 등으로 확산했다. 아파트 가격 상승률에 비해 하락폭은 작았지만, 투자자 중에는 투자 시점이나 가정의 경제적 여건으로 인해 손실을 보고 아파트를 처분하는 사례도 많았다.

아파트 시장은 변화 속도가 빠르다. 가격 상승기였던 2015~2021년 경우 기준금리가 2%를 밑돌면서 종잣돈이 부족했던 대기자들이 일시에 부동산 시장으로 유입됐다. 30대 청년층이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주택 매수)’을 외치며 주택의 주요 수요층으로 떠올라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선호 지역, 새 아파트, 우량 브랜드에 대한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 인터넷을 통해 정보의 생산과 유통 속도도 빨라졌다. 부동산 침체기 역시 예상보다 골이 깊을 수 있다. 투자자산에 대한 보유 필요성, 소득 및 대출 상환 여력 등에 대한 재점검이 필요한 시점이다.

김혜현 알투코리아부동산투자자문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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