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가 자회사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 발판 마련을 위해 일부 지분 매각을 검토 중인 것을 두고 카카오 노동조합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카카오 노조가 회사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까지 개입해 발목을 잡으려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카카오 노조 ‘크루유니언’은 11일 서울 남대문로 상연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카카오는 MBK파트너스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협상을 중단하고 사회적 책임을 이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자회견에는 전국대리운전노동조합, 공공운수노조 택시지회 등도 참여했다.
이날 카카오 노조는 “플랫폼의 사회적 책임을 선언했던 경영진이 상생의 책임을 지는 대신 이를 회피하려 한다”고 지적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지난해 대리운전 시장을 비롯해 골목상권 침탈 논란 등으로 홍역을 치르자 카카오가 이에 대한 대응방안은 내지 않은 채 지분을 매각하려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는 과도한 해석이라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카카오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 검토에 나선 건 카카오모빌리티의 성장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대기업으로서 각종 규제를 받는 카카오그룹에서 벗어나야 더 큰 사업을 펼칠 수 있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실제로 배재현 카카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최근 사내 공지를 통해 “카카오는 2대 주주로 한발 물러서서 카카오모빌리티가 더 큰 혁신과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구조를 고민해보고 있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현재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57.5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글로벌 사모펀드인 TPG컨소시엄(29.04%), 칼라일그룹(6.21%) 등이 카카오모빌리티의 주요 주주다. 카카오가 검토하고 있는 시나리오는 먼저 10%대 지분을 MBK파트너스에 매각하고, MBK파트너스가 TPG컨소시엄이나 칼라일그룹의 지분을 추가로 인수하는 것이다.
배성수 기자 baeb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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