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00개 대기업 중 최소 47곳이 러시아 당국에 현지 자산이 압류되거나 징발될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중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도 포함될 것으로 전해진다.
1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런던 소재 비영리단체 '모럴 레이팅 에이전시'(MRA)의 창립자 마크 딕슨은 성명을 통해 "향후 2개월 사이 징발이나 협박에 의한 양여가 쓰나미처럼 일어날 것으로 예측한다"고 말했다.
MRA는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내 자산을 압류할 수 있다는 위협을 앞세워 대러전선에 균열을 내려 한다고 분석했다.
MRA는 보고서를 통해 위험에 노출된 기업을 조만간 공개할 예정이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더힐은 보고서에 삼성과 셸, 닛산, 인텔, 마이크로소프트, 도요타, 포드 등이 러시아에 자산을 빼앗길 우려가 있는 기업으로 등재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MRA가 가장 큰 위험에 노출됐다고 보고 있는 기업들은 에너지 관련 산업군이다. 이미 러시아에 진출한 기업 중 일부는 현지 자산이 압류될 상황에 놓였다. 이달 1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극동 에너지 사업인 '사할린-2' 프로젝트의 운영사를 신설 러시아 법인으로 교체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에 기존 운영사 지분의 50%가량을 갖고 있던 영국 석유기업 셸(27.5%)과 일본 미쓰이물산(12.5%), 미쓰비시상사(10%)는 사업에서 배제될 가능성이 커졌다.
MRA는 모스크바 인근 공장 두 곳을 소유한 미국의 식음료 회사 펩시코도 위험도가 큰 것으로 파악했다. 더힐에 따르면 모스크바 외곽에 가전제품 공장이 있는 LG전자의 위험도는 중간 수준이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