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총격으로 사망한 지 이틀 만에 치러진 일본 의회 참의원(상원) 선거에서 집권 여당인 자민당이 압승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 정권의 높은 지지율에 힘입어 무난한 승리가 예상되던 상황에서 아베 전 총리의 사망으로 동정표까지 몰렸다는 분석이다.
NHK의 자체 중간집계 결과에 따르면 자민당과 공명당의 연립여당은 125명을 뽑는 10일 참의원 선거에서 밤 11시 기준 70석을 획득했다. 종전 69석을 웃돈 것으로, 과반 의석 기준인 55석도 넘어섰다.
임기가 6년인 참의원은 전체 의석이 248석이다. 3년마다 의석의 절반을 새로 선출한다. 3년 임기가 남은 참의원 의석은 자민당이 56석, 공명당이 14석을 갖고 있다.
자민당 등 헌법 개정에 찬성하는 4개 당은 개헌에 필요한 의석(82석)도 확보했다. 출구조사에서 개헌세력은 86~102석을 얻을 것으로 조사됐다. 의석의 3분의 2를 확보하면 자위대의 헌법 명기 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개헌을 추진할 수 있다.
중의원에서는 자민당 등 개헌 세력이 작년 10월 총선에서 압승해 3분의 2 이상 의석을 확보했다. 이번 참의원 선거까지 승리함에 따라 기시다 총리는 장기 집권의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자민당 최대 파벌의 수장인 아베 전 총리의 사망으로 기시다 총리의 입지는 더 강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12년 12월 아베 정권 출범 이후 유지돼온 일본 정부의 정책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강경 보수 정치인 아베의 퇴장으로 한·일 관계도 새로운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
도쿄=정영효 특파원 hug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