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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다 드라이버는 소속 근로자 아니다"…법원 "쏘카 계약해지, 부당해고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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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 호출 서비스 ‘타다’의 운전기사(타다 드라이버)를 근로자로 인정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의 판결을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타다 운전기사가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놓고 법원이 내린 첫 판결이다. 타다는 물론 배달 대행 플랫폼 업체의 상품을 배달하는 라이더의 근로자성을 두고도 의견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플랫폼 서비스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법원 “쏘카는 사용자 아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3부(부장판사 유환우)는 8일 타다 운영사 VCNC의 모회사였던 쏘카가 중노위를 상대로 “운전기사 계약 해제 통보를 부당해고라고 본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제기한 부당해고구제 재심 판정 취소소송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VCNC는 타다를 운영하기 위해 운전기사들과 프리랜서 계약을 맺었다. 이 회사는 2019년 7월엔 인원 감축을 위해 A씨를 비롯한 기사 70여 명에게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A씨는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했다. 프리랜서 계약을 맺고 일했지만, 실질적으로는 VCNC의 지휘와 감독을 받고 일하는 근로자였다는 주장이었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A씨 신청을 ‘각하’ 판정했지만, 상급 기관인 중노위는 “쏘카가 부당해고했다”고 판정했다. 법원은 이날 중노위 결정을 다시 뒤집었다. 법원은 “제반 사정을 검토한 결과 원고(쏘카)가 사용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기 어려워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쏘카 측은 계약 해지 등은 용역업체들이 시행한 것이라고 했다. 반면 운전기사 측은 쏘카로부터 구체적인 업무를 지시받았고, 회사가 제공한 차량을 운행했기 때문에 운전기사들은 근로자에 해당하며 그 사용자는 쏘카라고 주장했다. 선고 직후 ‘타다 드라이버 비상대책위원회’(타다 비대위)는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타다 드라이버가 근로자라는 주장의 근거가 매우 많은데도 법원이 쏘카의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했다.

이번 판결은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 혐의로 기소돼 현재 2심을 기다리고 있는 이재웅 전 쏘카 대표와 박재욱 전 VCNC 대표(현 쏘카 대표)의 형사재판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법원은 이번 행정법원 판결을 지켜본 뒤 판결을 선고하기로 한 바 있다. 쏘카는 자사가 보유하던 VCNC의 지분 100% 가운데 60%를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에 지난해 매각했다. 타다 비대위는 근로자지위 확인 소송도 제기해 서울동부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플랫폼 서비스에 숨통”
이번 판결은 대법원의 최종 판단은 아니지만 추후 플랫폼 기업들이 사업을 운영하는 데 큰 의미를 가진다는 게 전문가들의 평가다. 타다 측을 대리한 김도형 법무법인 율촌 변호사는 “플랫폼 기업들이 이용자에게 제공하는 서비스 수준이 향상되는 과정에서 평가와 피드백 등이 세세해질 수밖에 없다”며 “이를 근거로 드라이버들은 플랫폼 운영사가 지휘·감독을 했고 자신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이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플랫폼 서비스 운용에 숨통이 트였다”고 평가했다.

해외에서도 플랫폼 드라이버를 근로자로 볼 수 있는지를 둘러싸고 법정 다툼이 벌어진 바 있다. 프랑스 최고 법원인 파기원은 2020년 3월 운송 플랫폼인 우버와 운전자 간 체결한 계약이 고용에 해당한다고 판결하면서 유럽 내에서의 논란에 불을 지폈다. 2019년 9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정부도 우버 노동자를 직접 고용해야 한다는 취지의 ‘AB5법’을 통과시켰다. 하지만 주민들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고 결국 연방 법원에서 위헌 판단을 받았다.

한편 특수고용형태근로종사자(특고)나 플랫폼 종사자가 근로자인지를 두고 노사 간 대립도 첨예한 상황이다. 서울행정법원은 2019년 CJ대한통운 대리점주들이 택배노조의 단체교섭 요구를 인정할 수 없다며 낸 소송에서 “택배기사는 노동조합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바 있다. 이후 탄력을 받은 택배노조가 택배 대리점주가 아닌 원청 격인 CJ대한통운을 상대로 신청한 단체교섭을 회사 측이 거부하자, 중노위는 이를 ‘부당노동행위’로 판단하면서 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배달 대행 플랫폼 업체의 상품을 배달하는 라이더의 근로자성을 두고도 갑론을박이 진행 중이다.

최한종/곽용희 기자 onebel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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