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이 1조4000억원 규모의 설비 투자에 나선다. 반도체 기판인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와 카메라 모듈 생산라인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다.
LG이노텍은 6일 구미시청에서 경상북도, 구미시 등과 투자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국내 거점 생산기지인 구미 사업장에 2023년까지 1조4000억원을 투자해 새로운 생산라인을 설치하는 게 MOU의 핵심이다. 이 회사는 내년 양산을 목표로 구미 4공장에 FC-BGA 신규 생산라인과 카메라 모듈 생산라인 등을 구축할 방침이다. 구미 4공장은 최근 LG전자 A3 공장을 2834억원에 인수해 마련한 새로운 생산기지다. 회사 관계자는 “이번 투자로 인한 직·간접 고용 창출 효과가 1000여 명에 이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이노텍이 지난 2월 시장 진출을 공식화한 FC-BGA는 PC, 서버, 네트워크 등의 반도체 칩을 메인 기판과 연결해주는 반도체용 기판이다.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는 데 비해 기술을 보유한 업체가 적어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생산라인 추가가 결정된 또 다른 품목인 카메라 모듈 역시 LG이노텍의 간판 제품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스마트폰용 카메라 모듈 분야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카메라 모듈을 맡는 광학솔루션사업부 매출만 11조8000억원(2021년 기준)에 이른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의 가파른 매출 증가세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생산라인 증설 발표를 ‘고객사를 추가로 확보했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투자자가 많다는 분석이다. 이 회사 매출은 2020년 9조5418억원에서 지난해 14조9456억원으로 50% 이상 늘었다. 올해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7조2723억원이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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