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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무대 휩쓰는 韓연주자 '속사정'…"한국선 무대 없어 해외 갈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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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각국의 클래식 음악 현장엔 한국의 위상을 높이고 있는 음악가가 많다. 콩쿠르 무대에서 이름난 스타가 아니어도 해외 오케스트라의 악장과 수석으로 뛰고 있는 젊은 연주자가 수두룩하다.

유럽 명문 오케스트라에선 한국인 여성 악장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거장 다니엘 바렌보임이 음악감독을 맡고 있는 독일 베를린 슈타츠카펠레의 종신 악장인 이지윤을 비롯해 김수연(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김신경(도르트문트 필하모닉), 윤소영(스위스 바젤 심포니), 신정은(아우구스부르크 필하모닉), 박지윤(프랑스 라디오 필하모닉) 등이 대표적이다. 베를린 콘체르트하우스 오케스트라의 최연소 수석 플루티스트 김유빈과 바이에른방송교향악단 제2 바이올린 수석 이지혜, 하노버방송교향악단 비올라 수석 김세준, 베를린방송교향악단 바순 수석 유성권 등이다. 쾰른 귀르체니히 오케스트라 첼로 부수석 배지혜, 베를린방송교향악단 바순 수석 유성권 등 한국인 수석 단원과 종신 단원도 많이 늘어났다. 뉴욕 필하모닉 부악장 김미경과 도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클라리넷 수석 조성호도 빼놓을 수 없다.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연주자들의 면면은 한국 클래식 음악 수준이 어느 정도 올라왔는지 알려주는 지표인 동시에 국내 음악 생태계의 현실을 보여주는 방증이기도 하다. 실력 있는 연주자들이 해외로 향하는 이유는 국내에 연주할 수 있는 무대가 적고, 연주만으로는 안정적 생계유지가 힘들기 때문이란 지적이다. 대학에서 교편을 잡아도 실기 외 행정 업무 등이 연주 활동에 제약이 많은 것도 한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국내 콩쿠르를 재정비해 음악가들의 활동 기반으로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가입된 국내 음악 콩쿠르는 윤이상국제콩쿠르와 제주국제관악콩쿠르, 서울국제콩쿠르뿐이다. 이들 콩쿠르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혜택도 얼마 안 되는 상금과 군 면제 혜택이 전부다.

미국과 유럽의 주요 콩쿠르는 참가자들에게 연수 때 고가의 악기를 빌려주고 수상자에겐 3~4년간 수억원대의 고악기를 무상 대여해준다. 오케스트라 협연 기회를 포함해 월드 투어를 보장해주는 혜택도 부여한다. 음악계 관계자는 “연주자들에게 음악 활동에 전념하고 더 성장할 기회를 주는 콩쿠르가 국내에는 드물다”며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는 콩쿠르 무대가 늘어나 입상자들에게 연주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하는 등 예술가로서의 행보를 지원하는 실질적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보라/조동균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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