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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 흠뻑쇼' 물사용 논란…농민들 생각은 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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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부 지방을 비롯한 전국에 장맛비가 또 내릴 것으로 예보돼 가뭄이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겨울부터 시작된 가뭄은 최근까지 계속됐다. 가뭄으로 전국의 댐과 저수지 수위가 낮아지면서 농작물 피해는 물론이고 어민들은 조업을 포기하는 상황에 처했다.

당시 9집 앨범을 발매한 가수 싸이(PSY)가 객석에 물을 뿌리며 공연하는 '흠뻑쇼'를 개최하겠다고 밝히자 네티즌들은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흠뻑쇼' 개최 소식을 들은 한 배우는 트위터를 통해 "물 300t을 소양강에 뿌려줬으면 좋겠다"고 '소신 발언'을 하기도 했다.
싸이 '흠뻑쇼'에 대한 농민들 생각은?
일부 농민들의 이야기가 농민 전부를 대변할 수는 없지만, 대다수 농민은 "주최 측이 사비를 들여 구입한 물을 쓰는 것이고, 싸이 '흠뻑쇼'뿐 아니라 워터파크, 골프장 등에서도 많은 양의 물이 사용되고 있는 만큼 공연계 물 사용만 문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다.

충남 서천에서 농업을 하는 농민 A 씨는 "그 물이 있다고 농가 전체의 가뭄이 해소되지 않는다"라며 "가뭄으로 인해 피해를 보고 있는 것이 맞지만 특정인이나 특정 축제를 비난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또 경기 평택에서 농업을 하는 B 씨는 "기사를 통해 물 축제 이야기를 들었다"며 "내가 아는 농민들 대부분은 축제에 사용하는 물이 가뭄을 해소하는 데에 근본적인 해결 방법이 아니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가뭄 해소를 위해 가뭄 대비 용수개발, 저수지 준설 같은 등 사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 김천에서 농업을 하는 C 씨는 "가뭄은 언제든 다시 찾아올 수 있기 때문에 이러한 논란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더 중요하다"라며 "농업에 국가적인 차원의 투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농어촌공사 "3000t의 물 가뭄에 영향 주지 못하는 양"
'흠뻑쇼' 1회당 300t의 물이 필요하다. 전국 9~10곳에서 순회공연을 하면 대략 3000t의 물이 '흠뻑쇼'에 사용된다.

농어촌공사 관계자는 "보통 농촌에 있는 중형 저수지의 저수량이 26만t 정도인데 큰 저수지는 100만t 이상도 들어간다"고 말했다.

그는 "가뭄엔 3000t의 물도 귀하다 할 수 있지만, 전국적 가뭄을 해소하는 데 영향을 주지는 못하는 양"이라고 말했다.

농어촌공사에 따르면 통상 식수로 쓰는 수원과 농업용수용 수원은 별도로 관리된다. 공사 측은 "식수와 농업용수용 수원이 같은 곳도 있지만, 대개 식수 수원은 상류 쪽에 많고 농업용수 수원은 이와 별도로 관리하는 게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변기 물 절약하는 게 물 아끼는 법"
빗물 박사 한무영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변기 물을 절약하는 것이 물을 아끼는 방법"이라며 '흠뻑쇼' 논란을 일축했다.

그에 따르면 한 사람이 하루 변기에 사용하는 식수의 양은 약 120리터다. 일반 변기의 경우 물 한 번 내리는데 12리터를 사용하는데, 10회를 쓴다 가정했을 때, 이 같은 계산이 나온다. 이를 1년으로 환산하면 (120리터X365일) 약 43톤이 된다.

변기 중에는 한 번에 4리터 물을 쓰는 초절수형 변기가 있다. 초절수형 변기를 쓴다면 1인이 절약할 수 있는 식수의 양은(8리터X10회X365일) 약 29.2톤이다. 1가구 4인 가족이 초절수형 변기로 일 년에 116.8톤을 절약할 수 있는 셈이다.

한무영 교수는 "세 가구만 변기를 바꾸면 일 년에 약 350톤의 수돗물을 절약할 수 있다"며 "절수형 변기로 바꾼 사람이라면 평생 '흠뻑쇼'를 즐길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다수의 농민과 전문가들은 "공연계 물 사용과 가뭄을 엮어 문제 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흠뻑쇼'를 중단한다고 해도 가뭄에는 큰 영향이 없다. 오히려 근본적인 가뭄 해소를 위한 대책 마련이 더 시급해 보인다.

한편 기상청 수문 기상 가뭄 정보시스템을 보면 지난 12월 30일부터 지난달 29일까지 6달 동안 전국 누적 강수량이 310mm로 평년의 70%까지 올라섰다.

다음 주 전국에 비가 올 것으로 보여 해갈은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도 '기상 가뭄 1개월 전망'에서 지난 28일부터 오는 8월 7일까지 강수량이 평년과 비슷해 기상 가뭄이 대부분 해소되겠다고 밝혔다.

김현덕 한경닷컴 기자 khd9987@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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