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계열 직업에 종사 중인 친구가 약속 때마다 레깅스에 브라톱만 입고 나와서 주변의 시선에 불편합니다." (A 씨)
"뚱뚱했다가 다이어트로 몸매가 부러울 정도로 예뻐진 친구가 노출이 많은 옷을 즐겨 입는데 최근에는 백화점에 레깅스, 브라톱에 얇은 카디건만 입고 나왔습니다." (B 씨)
운동복 차림으로 약속 장소에 나온 친구로 인해 불편함을 느꼈다는 글이 온라인에 잇달아 게재됐다.
최근 라이프스타일 변화로 운동복과 평상복의 경계를 허문 애슬레저(애슬레틱+레저)룩이 인기를 끄는 데다 무더위가 본격화되면서 일어난 현상이다.
A 씨는 지난 1일 커뮤니티에 "친구와 어디를 가도 주변 시선은 다 친구 몸이나 옷으로 향해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B 씨 또한 "운동하고 난 다음에 만난 것도 아니고 평소 카페 가거나 밥 먹으러 갈 때마다 그렇게 입다 보니 사람들의 시선이 크게 쏠린다"면서 "'와 몸매 좋다'하는 사람도 있지만 아주 많은 분들이 불쾌한 눈빛으로 보고 저도 사실 조금 부끄럽다"고 말했다.
B 씨가 백화점에서 시선이 쏠리는 것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친구에게 "너 다이어트한 기념으로 옷 한 벌 사줄 테니 갈아입자"고 말하자 친구는 "이게 뭐 잘못된 복장도 아니고 나도 신경 안 쓰는데 네가 왜 신경을 쓰냐"면서 오히려 짜증을 냈다.
B 씨는 "몸매가 멋진 건 아는데 사람이 상황과 분위기에 맞춰 옷을 입어야지 여기가 헬스장도 아니고 이게 뭐냐"고 했고 결국 두 사람은 서로 화를 내며 헤어졌다.
네티즌들은 "레깅스에 브라톱은 실내에서 운동할 때만 입으면 안 되나. 길 걸어가면서 근육 움직임 보면서 체크하는 거 아니지 않나", "말해서 알아들을 사람은 그렇게 입고 다니지 않을 거 같다", "야하고 말고를 떠나 조깅할 때도 아니고 레깅스에 브라톱만 입는 건 외출복이라고 볼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최근 헬스나 요가를 본격적으로 하는 여성들은 짧은 브라톱에 레깅스를 입는 경우가 많다. 당장은 체형을 그대로 노출하는 게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어깨, 등, 팔, 엉덩이, 허벅지의 실루엣을 드러낼수록 자신이 정확한 동작을 하고 있는지 파악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하지만 레깅스 패션에 익숙해진 여성들이 일상생활에서도 즐겨 입으면서 이런 패션이 TPO(Time·Place·Occasion, 시간·장소·상황)에 맞느냐는 시각차가 여전한 상황이다.
레깅스만 입는 게 불편한 이들을 위해 최근에는 레깅스가 변형된 조거레깅스팬츠나 엉덩이만 살짝 가려주는 힙커버랩 등이 판매되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