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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가 바라본 세상' 찐 덕업일치가 가능하려면··· [덕후인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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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경잡앤조이=조혜원 시나몬 콘텐츠 디렉터] 난 ‘덕질’하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무언가에 애정을 가지고 파고들지만 그에 대한 금전적, 직접적 보상은 바라지 않는 덕후 말이다. 물질만능주의시대에, 이렇게 순수하고 숭고한 행동은 찾기 어려우리라 생각한다. (제 3자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쏟는 순수한 애정에 대한 것으로 한정한다.)



‘찐 덕후님’들 앞에서는 주름도 못 잡지만, 그래도 누군가 앞에서 몇 시간은 나의 애정을 쉬지 않고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나는 만화책, 웹툰, 애니메이션 등의 콘텐츠를 좋아한다. 어린 시절을 떠올려보면 용돈이 생기는 대로 만화책 빌려봤고, 학교에서 몰래 보다가 뺏기기도 했다. 좋아하는 캐릭터를 따라 그리다가 나만의 캐릭터를 그리게 되고, 코팅해서 친구들에게 선물한 경험도 있다.

내가 그랬듯 콘텐츠 소비의 종착점은 콘텐츠 제작인 것 같다. 최애의 세계관을 파고들다 2차 창작을 시도하거나, 본인이 직접 누군가가 최애로 여기게 될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것 말이다. 마치 ‘트와일라잇’의 팬픽 작가가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를 써 내려간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막상 콘텐츠 제작에 몰두하다 보면 콘텐츠를 소비할 때보다 이상하게 지갑이 더 가벼워지는 기분이다. 최근 한 증권사에서 K팝 팬덤을 ‘무보수 크리에이터’ 집단이라고 평가하는 분석 자료를 발표했는데, K팝 팬덤이 자기가 좋아하는 아티스트를 위해 열정을 담아 만든 콘텐츠들이 전 세계로 퍼지며 케이팝 시장도 커지고 아티스트의 위상도 높아졌다고 한다. 그런데 팬덤이 제작한 2차, 3차 콘텐츠가 세계적으로 바이럴이 되어도 1차 콘텐츠 수익은 엔터사, 아티스트가 가져가고, 2~3차 콘텐츠 유통과정에서 발생하는 광고 등의 이익은 플랫폼이 대부분 가져가는 게 현실이다. K팝 팬덤 뿐 아니라 다른 분야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개인, 혹은 집단 창작자들이 생산한 유무형의 결과물로 수익을 창출한다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웹툰이나 웹소설도 작가가 정식 연재를 하기 전까지는 정기적 수입을 받는 것이 쉽지 않았다. 다만, 한 증권사의 보고에 따르면 네이버 웹툰이 ‘Canvas’라는 북미판 도전 만화가 서비스에 수익 분배 정책을 적용하면서 연재 작품 수가 연평균 108%씩 증가하고 있으며, 사용자 수도 2018년 10월 500만 MAU에서 1년 반 만에 1천만 MAU로 올라가는 등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것을 보면 크리에이터에게 수익을 분배하는 것이 창작자뿐 아니라 서비스 플랫폼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온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듯 크리에이터와 플랫폼이 함께 공생하고 나누는 관계를 이루는 것은 양쪽에 득이 되는 일이며, 앞으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 많은 생태계다. 콘텐츠와 크리에이터의 가치를 알아보고 수익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장이 점점 많아진다면 진정한 의미의 덕업일치가 가능하지 않을까.

덕후님들, 잠재적 창작가님들이 지속가능한 창작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길 꿈꾼다.



조혜원(해초)씨는 스타트업 경력 10년차. 성장하던 회사, 폐업한 회사를 거쳐 현재는 UGC(User Generated Contents) 서비스를 만들고 있는 콘텐츠 플랫폼 ‘시나몬(Cinamon)’에서 근무를 하고 있다. 시나몬에서의 직급은 콘텐츠팀 디렉터로 요즘 내년 초 출시할 3D UGC플랫폼 ‘프로젝트D(가칭)’ 개발에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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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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