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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신임 이사장 "빌 게이츠 재단처럼…IT 통한 빈곤·질병 퇴치 집중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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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임팩트는 정보기술(IT)을 활용해 보다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과학기술로 빈곤과 질병을 퇴치하는 게이츠 재단처럼요.”

김정호 브라이언임팩트 신임 이사장(사진)은 29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주는 일은 이미 많은 분이 수십 년 동안 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브라이언임팩트는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난해 자기 재산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약속하며 세운 사회공헌 재단이다. 김 이사장은 김 창업자의 뒤를 이어 지난달 이사장 자리에 올랐다.

김 이사장이 추진 중인 프로젝트는 중증 장애인에게 일자리를 연결해줄 수 있는 플랫폼이다. 일손이 필요한 기업과 일자리를 원하는 장애인을 매칭해주고 중간의 채용 절차, 급여 정산 등은 브라이언임팩트가 담당하는 식이다. 그는 “많은 장애인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 채 도시에서 시골로 밀려나지만 사회에서 이들이 할 수 있는 일은 분명히 있다”며 “이 같은 플랫폼이 있으면 장소와 관계 없이 장애인들에게 더 다양한 일자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린이재활병원을 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도 논의 중이다. 그는 “제대로 된 시스템이 나오면 다른 병원에도 무상으로 제공하려고 한다”며 “이처럼 기술적인 임팩트를 전국으로 확산하려는 게 우리의 목표”라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삼성SDS에서 직장 생활을 시작해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 등과 함께 네이버를 창업했다. 김 창업자와 삼성SDS 재직 시절 PC통신 유니텔을 함께 만들기도 했다. 김 창업자가 한게임을 창업했을 때 투자유치를 돕기도 했고 네이버와 한게임의 합병이 이뤄지도록 중간에서 다리를 놓은 것도 김 이사장이다.

김 이사장은 2009년 네이버(당시 NHN)를 그만두고 2012년 사회적기업 베어베터를 창업했다. 상당수 기업이 장애인 고용 의무를 지키지 못해 과태료를 내고 있지만 장애인은 일자리를 구하지 못한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이 회사는 장애인을 고용해 쿠키, 명함, 화환 등을 만들어 기업에 납품한다. 기업은 의무 고용 미이행 과태료를 일부 탕감받는다. 지난해 매출은 113억원, 올해는 140억~150억원을 예상한다. 영업이익은 모두 직원들에게 배분한다. 김 이사장은 “한 번 좋은 일을 하는 데 그쳐선 안 되고 직원에게 제대로 급여를 주고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며 “베어베터는 10년 동안 이런 비즈니스가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했다”고 말했다.

김 창업자가 이사장 자리를 제안했을 때 내건 유일한 조건은 “돈을 재단에 쌓아두지 말 것”이었다. 그는 “재단을 만들어 우회적으로 소유하거나 자녀에게 증여할 생각이 있는지 대놓고 물어봤다”며 “절대 아니라고 해서 원칙을 하나 세웠다”고 말했다. 매년 말 경영계획을 만들어 김 창업자가 돈을 출연하면 이듬해 모두 소진하는 식이다. 김 이사장도 아무런 대가 없이 일하기로 했다. 그는 “기술로 사회공헌을 한다는 게 아직 한국에선 생소하고 인력도 충분치 않다”며 “시스템을 만들고 인재를 육성해 제대로 돈을 쓸 수 있는 재단으로 키우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이솔 한경디지털랩 기자/글=이승우 기자 soul54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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