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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조정설에도 잘 나가네…영업순이익률 53.5% 기록한 신탁사 [김은정의 클릭 부동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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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공행진하던 아파트 값이 주춤해지는 등 부동산 시장 조정설이 불거지고 있지만 부동산신탁사들의 신용도는 개선되는 추세다. 부실 위험성이 높지 않은 사업장을 위주로 선별 수주에 나서면서 재무안정성이 좋아진 데다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뛰어들면서 수익성까지 높아진 덕분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신탁의 기업 신용등급은 최근 A-에서 A로 한 단계 상향 조정됐다. 기업 신용등급이란 신용평가사들이 특정 기업의 채무 상환능력을 평가해 등급화 한 것으로, 회사채나 기업어음 등 자본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필요한 각종 신용등급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신한자산신탁은 2019년 5월 신한금융지주의 자회사로 편입된 후 차입형 토지신탁을 줄이고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을 적극 수주하면서 재무안정성이 좋아지고 시장 지위가 높아졌다. 차입형 토지신탁은 공사비 등 사업비를 부동산신탁사가 직접 조달해 개발 사업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 때문에 고위험·고수익 사업으로 불린다.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은 사업과 공정·분양관리만을 대행하는 관리형 토지신탁에 준공 의무를 부담한 사업이다. 차입형 토지신탁에 비해 사업 위험은 낮고, 관리형 토지신탁에 비해 수익성이 높은 특징이 있다.

신한자산신탁의 책임준공확약형 관리형 토지신탁 신규 수주는 2019년엔 1083억원이었는데 지난해엔 1897억원으로 늘었다. 이 기간 영업수익 역시 712억원에서 1416억원으로 두 배 가량 증가했다. 이 덕분에 수수료 수익 기준 시장점유율은 2019년 6.8%에서 지난해엔 10.6%로 높아졌다.

평가를 맡은 황보창 한국기업평가 금융1실 연구위원은 "2019년 254억원이었던 순이익이 지난해엔 758억원으로 약 3배 증가했다"며 "영업순이익률(영업이익 대비 순이익)은 2019년 35.7%에서 지난해 53.5%로 크게 뛰었다"고 설명했다.

한국자산신탁은 회사채 신용등급 전망이 종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바뀌었다. 현재 A-인 회사채 신용등급이 오를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의미다. 신용등급 전망이 긍정적으로 달리면 향후 신용등급 상향 조정을 기대하는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수요가 많아져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로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다.

신탁계정대 회수가 빠른 게 이번 조정의 배경이 됐다. 차입형 토지신탁 사업의 경우 신탁계정대라는 고유계정을 통해 사업장에 공사비를 대출한다. 이후 분양대금을 통해 회수하는 구조다. 분양률이 저조하면 분양대금이 충분히 회수되지 못해 부동산신탁사의 유동성 위험이 커진다.

한국자산신탁은 부동산 시장 활황인 시절 신탁계정대가 빠르게 회수돼 자본적정성이 크게 좋아졌다. 올 3월 말 기준 한국자산신탁의 부채비율은 30%를 기록했다. 2019년 말만해도 89%였다. 또 2020년 이후 진행 사업장이 준공돼 요주의·고정이하 자산이 감소했다. 실제 올 3월 말 기준 한국자산신탁의 요주의이하여신 잔액은 1663억원이다. 2019년 말엔 9616억원이었다.

여윤기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현안 사업장의 신탁계정대 회수로 자산 부실 위험이 완화됐다"며 "수주 규모 자체가 증가하면서 단기적인 수익성 개선도 점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신자산신탁의 기업 신용등급도 최근 BBB에서 BBB+로 한 단계 올랐다. 대신자산신탁은 2019년 3월 부동산 신탁업 예비인가를, 2019년 7월엔 본인가를 취득했다. 2019년 8월 영업을 시작한 이후 신탁상품 수주액이 2020년 163억원에서 지난해 417억원으로 1.5배 증가했다. 대신금융그룹의 인력과 자금 지원에 따라 빠르게 성장세를 띠고 있다.

업계에선 "전통적인 차입형 토지신탁에 비해 회수 가능성과 안정성이 높은 혼합형 토지신탁(차입형과 비차입형의 중간 모델)을 주력으로 하고 있어 수주 증대와 재무안정성을 동시에 관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각에선 부동산 신탁사들의 이같은 신용도 개선이 시기상조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분양 경기가 꺾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는 데다 본격적인 금리 인상으로 주택 수요가 위축될 조짐을 보이고 있어서다. 이럴 경우 부동산 신탁사들의 수주 실적이나 분양 성과가 나빠져 유동성 위험이 불거지고, 수익성이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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